[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늘 연구하고 잘 들어주는 ‘선한 변호사’
-의뢰인 삶을 보는 법조인의 진심으로 사건에 대한 실마리
-최적의 사건해결을 위해 의뢰인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
누군가는 변호사를 떠올리면 냉철한 판단력과 단호한 말투를 생각한다. 반면 다른 누군가는 냉철한 판단력과 함께 사람의 말을 더 깊이 들을 줄 아는 법률 전문가가 진짜 좋은 변호사라고 단언한다. 요란한 광고보다 조용한 공감, 수많은 성공 사례보다 단 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함과 진심이 더 큰 신뢰를 쌓는다. 이제 법률 서비스도 달라지고 있다. 의뢰인의 감정과 삶 전체를 이해해야 사건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기에 이러한 변호사를 향한 니즈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 변호사’, ‘공감하는 전문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법의 문턱을 낮추고 다정한 언어로 사람 곁에 다가가는 이들. 그들은 이름보다 마음으로 기억되는 법조인을 꿈꾼다.
법정을 오가며 사람을 배우다
법률사무소 산 강현구 대표 변호사의 이력은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렵다. 변호사가 된 첫해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전문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제도와 정책의 이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다가 이후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법무법인에서 실무를 쌓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대형 글로벌기업을 상대로 한 개인정보 관련 사건과 과징금 이슈에 의견을 제시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는 그 시기 역시 변호사로서 역량을 크게 높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곳에 오래 머물렀다면 정작 변호사로서 가장 중요한 소송 감각을 놓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다가 법정에서 송무를 제대로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법무법인으로 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 과정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서류에 의한 법률적 판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의 문제들이 눈앞에 있었다. 법은 결국 사람의 삶 위에서 작동하고 그 삶은 서류 속 문장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는 더 배우기 위해 개업을 미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보낸 뒤에야 독립을 선택했다. 준비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책임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가 현장에서 마주한 변호사의 일은 생각보다 훨씬 ‘사람의 직업’에 가까웠다. 피의자, 피고인, 의뢰인이라는 단어 뒤에는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 있었다. 형사 사건을 주로 다뤄온 그의 시선이 유독 조심스러운 이유다. 피의자나 피고인 역시 보통 사람이며, 순간의 선택 하나가 인생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수없이 목격해왔다. 그래서 사건을 대할 때 그는 좋은 결과를 위해 과정에 특히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징역 1년은 단순한 1년이 아니라 경력의 단절과 가족의 균열, 사회적 낙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게이기 때문이다. 민사 사건 역시 다르지 않다. 겉으로는 돈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반드시 관계와 신뢰의 붕괴가 있다. 주어야 할 돈을 주지 않은채 버티는 사람, 계약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한 두 사람 사이에서 그는 단순한 대리인이 아니라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다. 법률 문장을 만들기 전에 먼저 이야기를 듣는 이유다.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연구하는 변호사
강현구 변호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연구’다. 그는 변호사이면서 동시에 꾸준히 논문을 써온 연구자이기도 하다. 학회 활동을 이어가며 형사법과 헌법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을 저명 학술지에 게재해 왔고, 이러한 태도는 실제 사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하나의 사건을 논문처럼 들여다보고, 가능한 모든 변수를 검토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는지 끝까지 고민하는 이유다. 이러한 태도는 의뢰인과의 관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의뢰인의 말을 끝까지, 자주 듣는다. 사소해 보이는 말 한마디가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경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이 길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화 한 통이 한 시간을 넘기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변호사는 판단자가 아니라 조력자라는 그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눈에 띄는 선택도 있다. 그는 오픈 채팅을 통한 법률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공간인 만큼 더 절박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사소한 불안부터 과도한 걱정, 그리고 때로는 법률 상담이라기보다 심리 상담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있다. 그는 그 모든 질문에 선을 긋기보다 기준을 세웠다.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답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가 실제 수임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이 과정 자체를 ‘성과’라고 말한다. 법의 문턱을 낮추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의 기준도 분명하다. “변호사가 모든 것을 전부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해서는 안됩니다.” 사건을 맡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기보다 가능한 것과 어려운 것을 구분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의뢰인이 그 판단을 받아들이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함께 걷는 사람이라는 인식 역시 확고하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둔다. 말을 잘하는 능력보다 끝까지 듣는 태도가 먼저라는 생각이다.
현재 강현구 변호사는 다시 공부 중이다. 컴퓨터 과학을 배우며 기술의 언어를 이해하려 한다. 인공지능과 법이 교차하는 시대에 변호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사건과 연구를 병행하며 기반을 다지고 장기적으로는 법률사무소와 법학 연구소가 공존하는 구조를 그린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금 맡은 사건 하나하나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강 변호사는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는 여전히 배우는 사람이고 그 배움을 의뢰인의 삶으로 환원하려는 변호사라는 점이다. 법률사무소 산의 시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리고 이 조용한 시작은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개별 사건과 법학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변호사가 결국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차분히 증명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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