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5008, 국산차는 지겹고 독일차는 부담스러운 아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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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08, 국산차는 지겹고 독일차는 부담스러운 아빠들에게

뉴스웨이 2026-02-05 06:35:00 신고

푸조 5008.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푸조가 신형 5008을 내놓으며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 취향에 맞는 차, 과연 패밀리카로도 괜찮을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준중형과 중형 SUV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다만 이 시장의 주인공은 대부분 국산 브랜드입니다. 길에서 마주치는 얼굴도 늘 비슷합니다. 다들 아는 그 차들입니다.

이른바 '아빠차'로 불리는 중형 SUV 시장에 푸조가 5008을 앞세워 합류했습니다. 푸조는 세 가지 무기를 내세웠습니다. 저배기량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동급 수입 모델에서 보기 드문 7인승 구조, 그리고 가격이죠. 신형 5008을 직접 타보며 패밀리카의 역할을 하면서도 개성을 얼마나 살렸는지 살폈습니다.

시승 행사장에서 만난 5008은 전형적인 패밀리 SUV와는 인상이 사뭇 달랐습니다. 외관은 SUV치고는 비교적 날렵합니다. 프랑스에서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담당한 유럽형 모델답게 개성을 앞세운 모습입니다. 옆모습과 뒷모습은 선보다는 면을 강조해 차분한 인상도 심어줍니다. 길이는 4810mm, 너비 1870mm, 높이 1705mm로 국산 중형 SUV보다 살짝 작은 크기입니다.
푸조 5008 실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실내에선 5008의 성격이 보다 분명히 드러납니다. 자칫 평범할 법한 중형 SUV의 실내에 프렌치식 디자인 기교를 넣어 평범함을 덜었습니다. 푸조가 자랑하는 플로팅 디스플레이는 마치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공중에 붕 떠있는 인상을 줍니다. 그러면서 스티어링휠은 상당히 낮게 배치해 마치 우주선을 조종하는 기분이 듭니다.

푸조 5008은 2-3-2 시트 구성의 7인승 SUV입니다. 이 체급에서 7인승은 이제 드문 선택지가 됐습니다. 크기가 작은 준중형 SUV는 대부분 5인승에 머물고, 수입 중형 SUV 시장에서는 7인승 모델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 자체로 5008의 경쟁력은 분명합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348L,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2232L까지 늘어나 적재 공간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을 듯합니다. 트렁크 하단에는 숨겨진 수납공간도 마련해 3열을 펼치고도 수납 활용성이 제법 좋습니다.

편의장비도 다양합니다. 무선 스마트폰 미러링은 기본이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챙겼죠. "오케이 푸조"라고 말하면 챗GPT가 운전자를 돕는 'AI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도 쏠쏠합니다. 스티어링휠 너머로 바라보는 계기판과 AI 어시스트라니! 가까운 미래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푸조5008 3열 좌석.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푸조가 최근 힘 주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푸조의 방식은 엄밀히 말해 마일드 하이브리드입니다. 고전압 배터리 대신 48V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불가능한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달리, 5008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 단독 주행이 가능합니다. 48V 배터리로 풀 하이브리드 방식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개발진의 접근은 꽤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몰아보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 방식은 현대차그룹이나 토요타, 혼다의 풀 하이브리드 모델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부하가 적을 때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고, 힘이 필요하면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처럼 주행 모드를 따로 설정할 필요 없이, 운전자는 그저 운전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연비는 좋고 진동은 적은데, 충전까지 번거롭다면 이보다 나은 선택지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0.9kWh로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1.6kWh 안팎)보다 작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배터리 잔량 게이지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비결은 강한 회생 제동입니다. 시속 50km 안팎에서 가속 페달을 완전히 떼면 브레이크를 밟은 듯 속도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그만큼 많은 운동 에너지를 회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푸조 5008 주행 모습.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다만 출력에 대한 우려는 있습니다. 이 덩치에 배기량 1200cc 엔진은 분명 고민 지점입니다. 최고출력은 143마력, 최대토크는 23.5kg·m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발진 가속이 산뜻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기모터 출력도 21마력으로, 비슷한 체급의 풀 하이브리드 모델(40마력대)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푸조 308에서는 만족도가 높았지만, 차체 무게가 300kg 이상 늘어난 5008에서는 다소 버거운 인상도 남았습니다. 다만 국도 주행에서 잠시 속도를 올려 보니 출력 자체가 부족한 수준은 아닙니다. 시내 주행에서 교통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충분하죠.

전기모터를 활용한 주행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체 구간이나 저속 주행에서 전기모터 개입이 잦았고, 이질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짧은 구간이었지만, 시속 80km로 달린 결과 평균 19.2km/L라는 놀라운 연비도 뽑아냈죠.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주행 감각에서는 푸조 특유의 운전 재미가 살아있습니다. 특히 조향 반응이 인상적인데, 대시보드 하단으로 푹 꺼진 조그마한 스티어링휠을 휙휙 돌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차체 크기를 고려하면 조향 반응도 제법 빠릅니다. 패밀리 SUV 특유의 둔중함보다는, 경쾌한 주행 질감이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2열과 3열에 직접 앉아봤습니다. 2열 승차감이나 거주성은 평범한 편인데, 이 정도 가격대에서 평범함은 곧 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디하나 모난 곳 없다는 뜻이거든요. 3열은 키 160cm 이하라면 큰 불편 없이 앉을 수 있지만, 키가 큰 성인이 앉고 여행을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죠.
푸조 5008 주행 모습.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푸조의 가격 전략은 분명합니다. 5008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4814~5499만원입니다. 독일 수입 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인 건 물론이거니와, 국산 중형 SUV에 견주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입니다. 국산차 그만 타고 싶고, 독일차는 부담스러운 소비자층을 정확히 겨냥한 포지셔닝으로 보입니다. 푸조가 수입차 대중화에 한발 앞장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각종 혜택이 쏠쏠합니다. 배기량이 작아 자동차세와 보험료를 적게 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2g/km로 2종 저공해차에 해당해 각종 공영주차장 할인 및 혼잡 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도 있죠. 연비는 복합 기준 13.3km/L로 국산 중형 SUV 평균치인 15km/L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늘 그렇듯 준수한 실연비로 승부합니다.

푸조 5008은 모든 욕구를 만족하는 차는 아닐 수 있습니다. 대신 가족을 위한 선택지 안에서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분명한 대안으로 다가옵니다. 국산 SUV 일색의 시장에서 5008의 존재를 기억해둘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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