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잊힌 천재 류승우가 K리그에 돌아왔다. 아쉬움 가득한 K리그 생활을 만회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안산 그리너스행을 택했다. 안산에서 보일 류승우의 부활을 지켜보는 건 흥미로울 것이다.
2010년대,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이후 수많은 대한민국 유망주들이 유럽에 발을 들였다. 손흥민부터 이청용, 기성용 등 여러 선수들이 활약을 하면서 한국 축구계가 들썩였다.
류승우도 있었다. 류승우는 1993년생 윙어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면서 유럽 팀들의 주목을 받았다. 제주 SK에 입단을 했던 류승우는 손흥민이 있는 레버쿠젠으로 향했다. 레버쿠젠으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류승우는 손흥민과 함께 한국 축구를 책임질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레버쿠젠에서 류승우는 자리를 못 잡았다. 기회를 찾아 브라운슈바이크,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등 독일 하부리그 팀으로 향했고 헝가리 팀인 페렌츠바로시에도 임대를 갔다. 하지만 인상을 못 남겼고 결국 레버쿠젠을 떠나 K리그로 돌아왔다.
K리그 생활도 험난했다. 제주,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수원 삼성, FC안양에서 활약했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안양을 떠난 후 한동안 팀을 못 찾았고 태국 콘깬 유나이티드로 가면서 해외 생활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가루다약사FC에서 뛰던 류승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안산 그리너스에 오면서 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큰 기대를 받았지만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선수 생활을 보낸 류승우는 태국, 인도네시아 생활을 통해 몸 상태를 회복하고 부활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K리그에서 보여준 게 적은 만큼 안산으로 온 건 류승우에게 큰 선택이었다. 류승우는 3일 '인터풋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26시즌 각오를 전했다.
[이하 류승우와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안산에 온 소감은?
오랜만에 K리그 돌아와서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 기대가 많이 된다.
-안양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났다.
안양으로 갔던 시즌에, 부상도 많이 당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끝나고 나니까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는데 오퍼가 없었다. 은퇴는 선택지에 없었다. 태국으로 갔고 인도네시아까지 가면서 1년 반 정도 해 해외 생활을 했다. 부상으로 많이 고생했던 시점이었는데 동남아시아로 갔는데 기후나 환경적인 면에서 많이 맞았다. 전화위복이 됐다. 경기도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몸 상태 등이 좋아졌다.
-안산을 선택한 이유는?
최문식 감독님이 날 원했다. K리그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생긴 타이밍에 상황적으로 맞았다. 최문식 감독님과는 U-20 청소년 대표 시절 인연이 있다. 당시 코치님이셨다.
-K리그에서 다시 도전을 하는데.
중요한 시기마다 다쳐 흐름이 꺾였다.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 레버쿠젠 시절도 그렇고 지나간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 않는다.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긍정적인 건 태국으로 간 시점부터 2년간 부상 없이 꾸준한 뛰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부상 리스크를 많이 지웠다고 볼 수 있다.
가볍게 생각하고 K리그 복귀를 선택한 건 아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얼마든지 편하게 더 할 수 있었는데 K리그로 다시 왔다. 비장함을 갖고 왔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K리그에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 감사하면서도 비장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조언은?
해외 생활에 대해 질문하는 후배들이 많다. 사실 아무리 조언을 해줘도 나부터 잘해야 후배를 따를 것이다. 아직 만 32살이다. 나이가 많으면 많다고 생각할 텐데 막상 어린 선수들과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최근 어린 선수들이 유럽행을 택한다. 먼저 그 길을 걸었던 사람으로 말해주고 싶은 점은?
계속해서 유럽으로 나가고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전혀 다른 문화나 축구 선진국에서 살아보는 자체가 선수 개인에게도 긍정적이다. 그래도 너무 어릴 때, 성장해야 할 나이에 경기를 많이 못 뛰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만 뛸 수 있으면 유럽행을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선수들을 보면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훨씬 많더라.
-개인적으로 안산에서 목표는?
나로 인해 안산이 더 관심을 받는다면 감사할 것 같다. 쉬운 마음으로 안산에 오는 걸 결정한 건 아니다. 작년 안산은 최하위였다. 분위기를 바꾸는 게 목표다. 나도, 감독님도 K리그에 돌아왔는데 올해는 안산의 반전을 만들려고 한다. 전지훈련 도중에 합류를 했는데 팀 분위기가 좋다. 훈련 환경도 좋고 연제민, 장현수 형 등 U-20 월드컵 당시 멤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잘 맞더라. 즐겁게 하고 왔다. 올해 프로 데뷔한 선수들이 많을 텐데 실력 갖추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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