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마약 성지’로 기능하는 다크웹 수사를 본격화한다. 앞으로 3년간 약 137억원을 투입해 익명성 뒤에 숨은 마약 사범들의 실제 접속 정보를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첨단 수사 시스템을 개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은 온라인 마약 유통 범죄 대응을 위해 올해부터 ‘다크웹 및 가상자산 거래추적 연계 마약수사 통합시스템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137억2천800만원 규모로 진행되며 다음달 3일까지 연구기관 선정 공모를 실시한다.
다크웹은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을 의미한다. 주소창 입력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접속할 수 없어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폐쇄성 때문에 마약을 유통하거나 부정하게 탈취한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등 불법 거래의 창구로 이용돼 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다크웹 하루 평균 접속자 수는 6만명 이상이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마약 범죄 조직 특성상 이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선 부처 간 협업을 통한 첨단 수사 개발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하려는 핵심 기술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그동안 추적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다크웹의 익명 네트워크를 분석해 불법 게시물 작성자의 실제 접속 정보(IP)를 식별하는 ‘비익명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범죄자가 어디서 접속했는지 꼬리를 잡겠다는 목표다.
이어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 세탁도 정밀 분석한다. 마약 거래에 사용되는 불법 자금의 흐름과 거래 패턴을 파악하고, 추적이 어려운 프라이버시 코인과 텀블링(자금 세탁 기술) 기법에도 대응토록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마약 광고 모니터링도 병행한다. 다크웹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유통되는 마약 광고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마약 거래에 쓰이는 은어나 위장 광고 형태를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탐지해 확산 경로를 분석한다.
정부는 최종적으로 이 같은 정보를 하나로 묶어 마약 범죄 조직의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3대 핵심 기술을 통해 수집 정보를 전체 관리하고, 경찰청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한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 익명 환경과 가상자산을 결합한 신종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선 첨단 분석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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