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도서출판 청은 김무전 시인의 시선(詩選) '결'을 출간했다. 나무의 결을 닮은 삶의 방향성과 시간의 층위를 시로 길어 올린 이번 시집은, 감정의 분출보다 절제와 응축의 언어에 가까운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인다.
'결'은 일상의 미세한 떨림에서 출발해 사회·정치·기술 문명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된다. 시인은 설명을 덜어내고 장식을 지운 채, 언어의 밀도를 낮추는 대신 여백의 깊이를 확보한다. 그 결과 독자는 의미를 전달받기보다, 시의 공간 안에서 스스로 감각하고 해석하게 된다. 이는 최근 시단의 서사 중심 흐름과는 다른 결을 이루며, 존재와 시간의 문제를 조용히 환기한다.
시집의 제목이자 핵심 이미지인 ‘결’은 단순한 상처나 문양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의 물리적 기록이자, 선택과 관계, 기억이 남긴 방향성의 총합이다. 곧게 뻗은 결뿐 아니라 갈라지고 휘어진 흔적까지도 삶의 일부로 포섭하는 시인의 시선은 개인의 경험을 보다 넓은 삶의 결로 확장한다.
김무전의 시는 구체적인 사건을 길게 서술하지 않는다. 대신 축적된 시간의 무게를 최소한의 언어로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는 독서의 속도를 늦추고, 독자가 자신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 보도록 이끈다.
'결'은 단발적인 감동에 머무르기보다 삶의 여러 국면에서 다시 펼쳐 읽히는 텍스트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잔존성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김무전 시인은 “이 시집은 시를 쓰기보다 지나온 날들의 결을 정리한 기록에 가깝다”며 “각자의 삶에도 저마다의 결이 있음을 조용히 마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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