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빵은 한국인 식탁에서 빠지기 어려운 주식이다. 하루 세 끼 중 적어도 한 끼는 쌀이나 밀가루 음식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서 뇌 건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KNN 뉴스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 방식'이 뇌 노화와 치매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 소개됐다. 방송은 스페인 연구진이 영국 성인 약 20만 명을 평균 13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식단의 혈당 지수가 높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흰쌀밥·흰 빵 위주 식단, 뇌에는 부담
우리가 흔히 먹는 흰쌀밥, 흰 빵, 밀가루 면은 껍질을 깎아낸 정제 식품이다. 이런 음식들은 몸에 들어가면 설탕물처럼 혈당을 순식간에 높이는 성질이 있다. 문제는 이런 식단이 습관이 되면 혈당이 요동치게 되고,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가 오래가면 뇌혈관과 신경 세포가 손상을 입어 기억력이 나빠지는 등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은 뇌 속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식탁 위에서 될 수 있는 대로 멀리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20만 명 관찰로 밝혀진 식단과 치매의 관계
스페인 연구진은 영국 성인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13년에 걸쳐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살폈다. 그 결과, 평소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을 즐겨 먹은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곡물이나 과일, 콩처럼 소화가 천천히 되어 혈당을 서서히 올리는 식품을 위주로 챙겨 먹은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낮았다. 연구진은 혈당이 널뛰는 식습관이 반복되면 몸속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호르몬 조절 기능이 망가지는데, 이 과정이 결국 뇌의 인지 능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끊을 필요는 없다, 선택을 바꾸면 된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어야 할까. 답은 그렇지 않다. 탄수화물은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며, 문제는 섭취 여부가 아니라 선택 방식에 있다. 양을 무작정 줄이기보다 정제된 흰쌀과 밀가루 대신 현미, 귀리 같은 통곡물과 채소, 콩류로 종류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식품들은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춘다. 그 결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부담이 줄고, 뇌혈관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이 유지된다. 치매는 단기간에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오랜 식습관이 누적된 결과로 나타난다. 매일 선택하는 밥과 빵의 종류가 장기적인 뇌 기능 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