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투자로 몰렸던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골드뱅킹과 실버뱅킹 잔액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줄어들며 귀금속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에서 판매 중인 골드뱅킹 잔액은 총 2조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기록한 역대 최고치 2조4434억원 대비 7% 이상 감소한 수치로, 단 하루 만에 급격한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반면 골드뱅킹 계좌 수는 같은 기간 34만1160개에서 34만1769개로 600여 개 늘었다. 계좌 수는 증가했지만 잔액이 줄어들면서 계좌당 평균 잔액은 716만원에서 664만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골드뱅킹은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대표적인 금 간접투자 상품이다. 잔액 감소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이 한때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600달러에 육박했다가 단기간에 4700달러대까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3월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달에는 2조원을 넘어섰고, 월말 기준으로는 2조5000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급증했다. 그러나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금값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열기도 분기점에 선 모습이다.
은 투자 상품의 변동성은 더 컸다.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에서만 판매하는 실버뱅킹 잔액은 지난달 말 4458억원에서 지난 2일 3303억원으로 25.9% 급감했다. 하루 만에 11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 기간 실버뱅킹 계좌 수는 3만4946개에서 3만5343개로 오히려 증가했다. 그러나 계좌당 평균 잔액은 1276만원에서 935만원으로 약 27% 줄어들며 급격한 가격 조정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단기 가격 흐름에 휩쓸린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양서 신한프리미어 PWM강남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국제 정세 변화와 통화정책 기대의 급변으로 금과 은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단기 등락에 따른 판단보다는 자산 포트폴리오 내 비중과 매수 시점을 점검하는 분산 투자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