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계획은 여유가 생긴 뒤에 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유가 없을 때일수록 구조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육아에는 분명한 골든타임이 있고, 재무설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수면 습관, 식습관, 정서 발달은 모두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시기에 따라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듯, 재무설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준비의 내용보다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재무설계의 골든타임은 소득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아직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이 적기입니다. 바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지금입니다. 이 시기는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로운 시기는 아닐지라도, 재무 구조를 설계하기에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어떤 구조를 만들어 두느냐에 따라 10년 뒤, 20년 뒤 가족의 재무 안정성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같은 조건의 가정이라도, 재무설계를 언제 시작했는지에 따라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 생애주기별 재무계획,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마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재무 상담이나 계획 이야기가 나오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직 여유가 없어서요.”
하지만 재무계획은 여유가 생긴 뒤에 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유가 없을 때일수록 구조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여유가 없다는 말은 곧, 지출과 리스크에 더 취약한 상태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재무계획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애주기별 재무계획의 핵심은 ‘완성’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출산·영유아기
이 시기는 소득 공백과 의료비 리스크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시기입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근무 형태 변화로 소득이 줄어들 수 있고, 아이와 부모 모두 의료비 지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시기에는 공격적인 자산 증식보다 기본적인 보장과 현금흐름의 안정화가 우선입니다.
▲유·초등기
본격적인 교육비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어떤 방향으로 준비할 것인가입니다. 무작정 모으기보다는, 가정의 교육관과 재무 여력을 함께 고려한 목적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청소년기
교육비 지출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를 대비해 자산을 쌓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언제·어떻게 인출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까지 함께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은퇴 준비기
자녀 지원과 부모 자신의 노후 자금이 동시에 필요한 시기입니다. 자녀를 위한 희생이 곧 노후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설계가 필요합니다.
생애주기별 재무계획이란, 미래를 한 번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재무설계에서 가장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 바로 리스크 매니지먼트입니다. 사고, 질병, 소득 중단은 “설마 나에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변수입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의 건강 리스크, △소득 공백 리스크, △예상치 못한 의료비 리스크 등의 세 가지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 리스크들이 관리되지 않으면,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저축과 투자 계획은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재무의 기반이 무너지는 순간, 아이의 교육과 가정의 일상도 함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수익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닙니다.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며, 재무계획의 출발점입니다.
◇ 복리효과, 돈보다 ‘시간’이 중요합니다
재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지금 시작한 준비와 10년 뒤에 시작한 준비의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복리효과입니다.
복리는 단기간에는 체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놓칩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일수록 복리의 힘은 눈에 띄게 커지고, 그 차이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벌어집니다.
아이를 위한 재무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언제 시작하느냐”입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일찍 시작한 준비가, 훗날 훨씬 큰 안정으로 돌아옵니다.
◇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미래를 만듭니다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비싼 교육이나 많은 자산이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재무 구조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 △생애주기에 맞게 준비하는 것,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 이 네 가지가 갖춰질 때,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불안이 아닌 확신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작은 선택이 20년 뒤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오늘에서 시작됩니다.
칼럼니스트 지후석. ⓒ지후석
*칼럼니스트 지후석(hs.chi@lifenplanner.com)은 경영학적 통찰력과 다년간의 보험 현장 실무를 겸비한 자산관리 전문가다. 설계사와 관리자를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상품 제안을 넘어 가족의 생애 주기에 맞춘 금융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밸류마크 라플(Life&Planner) 사업단에 재직 중이며, 베이비뉴스 재테크 칼럼니스트로서 자녀의 성장과 가족의 노후 등 생애 단계별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최적의 자산 관리 솔루션을 초보 부모들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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