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정유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힘입은 윤활기유 부문 수익성 확대가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향후 2~3년간 글로벌 수요가 신규 공급을 웃도는 호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중장기 투자 매력도 함께 부각되는 양상이다.
◆ 에쓰오일 실적 반등, 정유업황 전반 회복 신호탄
에쓰오일은 2025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8조7926억원, 영업이익 42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0.9% 급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정유 부문은 유가 하락으로 877억원 규모 재고평가 손실이 반영됐음에도 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배럴당 4.9달러 상승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098억원 증가한 2253억원을 기록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비수기임에도 원재료인 감압 경유(VGO) 가격 하락 효과가 작용하며 2070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분기 대비 734억원 증가한 수치다. 화학 부문은 BZ와 PP 스프레드 약세로 인해 소폭 적자를 지속했지만 PX 스프레드 개선과 비용 효율화로 손실 폭은 줄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정기보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지만 내부 정제마진은 유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1분기 영업이익을 약 3098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정유 부문 이익은 전분기보다 줄어든 1691억원으로 예상된다. 재고평가 손실 약 775억원과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윤활기유 부문도 전분기 대비 다소 감소한 1326억원 수준의 이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스프레드 자체는 견조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화학 부문은 PX를 중심으로 스프레드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벤젠 및 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 반등과 맞물려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에쓰오일 실적 반등을 일시적 상황이 아닌 정유업 전반 구조적 반등 사이클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신규 정제설비 가동은 연간 79만 배럴 수준에 그치는 반면 수요 증가분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베네수엘라 간 원유 거래 재개와 사우디 공식판매가격(OSP) 하향 조정 흐름도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 기반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경쟁력이 낮은 해외 설비 구조조정도 병행되며 공급 측면 위험도를 낮추고 있다.
◆ ‘샤힌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 확장…안정적 실적 기반 구축 기대
에쓰오일이 사우디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는 회사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다. 2027년 초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기존 정유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화학 영역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화학제품 수요 회복과 맞물려 설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기존 사업부문 수익성에 더해 안정적 실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2028년까지 정유 업황은 수요 증가세가 순증설 규모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며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한 상황에서 에쓰오일의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매력 또한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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