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는 강했고, 해외는 속도가 달랐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판매실적은 표면적으로는 엇갈렸다. 현대차는 소폭 감소, 기아는 증가라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숫자를 뜯어보면 이번 1월 실적은 성장과 하락보다 국내·해외 시장에서의 작동 방식 차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 달이었다.
먼저 현대차는 1월 전 세계 시장에서 30만769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국내는 5만208대(+9.0%)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해외 판매가 25만7491대(-2.8%)로 줄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국내 판매는 특정 차급에 쏠리지 않고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다. 세단에서는 △그랜저(5016대) △쏘나타(5143대) △아반떼(5244대)가 나란히 5000대 안팎을 기록하며 전통 승용 라인의 안정성을 보여줬다.
그랜저. ⓒ 현대자동차
RV 부문에서는 팰리세이드(4994대)가 다시 힘을 냈고 △투싼(4269대) △싼타페(3379대) △코나(3163대)가 뒤를 받쳤다. 캐스퍼 역시 1128대를 기록하며 경차 수요를 이어갔다. 여기에 제네시스가 8671대를 판매하며 또 하나의 축으로 작동했다. G80(2993대), GV70(2702대), GV80(2386대)이 고르게 팔리며, 현대차 국내 실적의 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국내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모델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작동한 달이었던 반면, 해외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25만대가 넘는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점은 글로벌시장에서 신차 모멘텀의 공백과 시장별 속도 차가 동시에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즉, 현대차의 1월 실적은 '국내 회복+해외 둔화'라는 명확한 대비 위에 놓여 있었다.
기아는 1월 글로벌시장에서 24만5557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국내 4만3107대(+12.2%), 해외 20만2165대(+0.4%)로, 증가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나왔다.
기아의 국내 판매는 RV가 사실상 실적을 이끌었다. 쏘렌토가 8388대로 단일 차종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스포티지(6015대) △카니발(5278대) △셀토스(3698대) △니로(1991대)가 뒤를 이었다.
승용에서는 레이(4446대)가 여전히 핵심 역할을 맡았고 △K5(2752대) △K8(2135대)이 중형·준대형 수요를 지탱했다. 상용에서는 봉고Ⅲ가 2425대로 꾸준한 흐름을 이어갔다.
쏘렌토. ⓒ 기아
해외 판매는 증가하긴 했지만 상승 폭은 0.4%에 그치는 등 속도가 제한적이었다. 스포티지가 4만1773대로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었고, 셀토스(2만3261대), 쏘넷(1만6042대)이 뒤를 이었다.
물량 자체는 견조하지만, 해외에서는 뚜렷한 가속 없이 정체에 가까운 성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1월 실적을 나란히 놓고 보면, 두 브랜드의 과제가 갈린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회복의 신호를 분명히 만들었지만, 해외에서 속도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기아는 국내에서는 확실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해외 성장은 아직 관리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1월은 현대차는 해외가, 기아는 해외의 확장성이 각각 다음 과제로 떠오른 달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치면 여전히 압도적인 판매 규모다. 그러나 1월 실적은 그룹 전체의 양보다, 브랜드별 작동 방식의 차이를 더 분명하게 보여줬다. 국내 시장에서 두 브랜드 모두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글로벌시장에서는 각자의 속도와 과제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1월 실적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만 이 시작은, 2026년 한 해 동안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꽤 또렷하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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