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울린 졸업생 학부모의 ‘답정너’식 요구, 무슨 일?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교사 울린 졸업생 학부모의 ‘답정너’식 요구, 무슨 일?

일요시사 2026-02-02 14:40:52 신고

3줄요약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졸업한 제자의 학부모로부터 임용고시 합격 노하우를 알려달라며 사실상 ‘무료 특강’을 요구받았다는 현직 교사의 사연이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학부모님께 이런 부탁을 받았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교사로 재직 중인 작성자 A씨는 최근 졸업생 학부모 B씨로부터 받은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메시지에서 B씨는 “졸업 후 처음 연락드린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번에 사범대 합격한 아이들이 단톡방을 만들었는데 벌써 임용고시 이야기를 하는 게 기특하다”며 “3월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으니 선생님께서 가능하신 날짜에 학교 생활이나 임용고시 준비 방법 같은 것 좀 알려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날짜는 선생님이 편하신 날짜로 하면 아이들이 맞추겠다”면서도 “선생님이 젊으셔서 대학 생활을 가장 생생하게 알려주실 것 같아 부탁드린다. 부담 갖지 마시고 선배로서 편하게 이것저것 알려달라”고도 했다.

장소 역시 “학교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지정했다.

해당 문자를 받은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말이 좋아 ‘편하게’지 사실상 무료 특강 해달라는 뜻 아니냐”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A씨는 해당 학부모가 재학 기간에도 상당한 수준의 상담을 요구해왔음을 시사했다. A씨는 “이분(B씨) 작년만 상담 시간 합계 6시간 반”이라며 “졸업하고 나서도 또 해달라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그는 3주 뒤 다른 학교로 전근을 앞둔 상황이라 수락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새 학부모들은 저런 무리한 부탁을 너무 쉽게 한다” “이미 장소와 내용을 다 정해놓고 통보하는 뉘앙스다” “사실상 조심스러운 부탁이 아니라 대놓고 해달라는 명령조” “과외 선생 부리는 것 같다” “말투만 예의 바른 ‘우아한 갑질’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또 지난해 교권 침해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사를 서비스직처럼 대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태도에 대해 “교사는 극한 직업이다” “졸업생까지 챙겨야 하나” 등의 안타까움을 표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교육부는 최근 학교 민원 대응 지침에서 교육활동 방해·침해 행위의 대표 유형으로 ‘부당 요구형’과 ‘스토킹형’을 제시하고 있다.

부당 요구형은 담당자에게 위법하거나 사회 통념상 부당한 행위를 강요하거나,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의 이행을 요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스토킹형은 담당자의 의사에 반해 지속·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학교·주거지 등을 찾아가고, 전화·문자 등을 반복적으로 보내는 행위를 가리킨다.

해당 사연 역시 이런 기준에 비춰볼 때 교사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부당 요구형’ 교권 침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 근무시간 밖에, 이미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무료 특강’을 요청하고, 학교를 사적 강연 장소처럼 활용해 달라고 요구한 점 등이 사회 통념상 부당한 수준의 요구에 가깝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요구가 거절된 이후에도 반복적인 연락이나 압박으로 이어질 경우, 교육부가 정의한 ‘스토킹형’ 교권 침해로까지 번질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교육계에선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 범위를 넘어선 요구와 민원이 매년 반복되면서,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체감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3년 이후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가 설치·운영됐음에도 여전히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교보위가 지난해 1학기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2189건 중 189건이 보호자에 의한 침해였다. 유형별로는 ‘교육활동 부당·반복 간섭’이 31%(59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무·업무방해’ 12%(22건), ‘모욕·명예훼손’ 11%(20건) 순으로 집계됐다. 교사의 업무 범위 밖에서 이뤄지는 각종 요구와 압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에 교육부는 오는 3월부터 이른바 ‘민원 지옥’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민원 대응 창구를 교사 개인에서 학교 기관으로 일원화하고, 교권 침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에 따르면, 그간 암묵적으로 강요되던 교사 개인 휴대전화 번호 공개나 SNS를 통한 민원 접수는 전면 금지된다.

또 현재는 학부모가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불참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차등 부과하지만, 앞으로는 횟수와 무관하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의 표준절차·방식을 안내하고 학부모의 불이행 시 이행 독촉, 담당자의 집행·징수 역량 강화 등 의무 이행 확보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며 “교육활동을 방해하거나 침해하는 민원에 대해 보다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jungwon933@ilyosisa.co.kr>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