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꺼번에 출렁이고 있다. 달러 강세가 재점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뛰었고, 국내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국제 금·은 가격이 급락한 데 이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동반 조정을 받으며 ‘워시 쇼크’가 위험자산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10원 이상 급등하며 1,451원 수준에서 출발해 오후 들어서는 146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은 워시 지명으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기조가 ‘더 매파적(긴축 선호)’으로 기울 수 있다는 신호를 먼저 환율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핵심은 “지금 금리가 당장 바뀌느냐”가 아니라, 향후 인하 속도·폭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상황에서, 연준 수장 인선이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도 동시에 작동했다.
환율 급등과 함께 국내 증시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코스피·코스닥이 동반 하락 출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커지고, 특히 글로벌 금리·달러에 민감한 대형 성장주(반도체 등)의 변동성이 확대되기 쉽다.
이번 쇼크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귀금속의 급락이다. 해외 시장에선 금·은이 큰 폭으로 밀렸고, 특히 은 가격 급락은 “1980년 이후 최악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불확실하면 금이 오른다”는 전통적 도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최근 금·은 강세에는 달러 약세와 유동성 기대(‘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강하게 얹혀 있었는데, 워시 지명으로 “달러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재평가가 시작되자 레버리지·단기 포지션부터 빠르게 청산되며 낙폭이 커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국내에서는 금·은 관련 ETF/ETN이 동반 급락하고, 인버스 상품이 급등하는 등 파생상품 구조가 변동성을 더 키우는 모습도 관측됐다(레버리지 ETN의 변동 폭 확대).
가상자산은 유동성과 금리 기대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7만5000 달러대까지 밀리며 급락했고, 워시 지명 이후 위험자산 전반이 압박을 받는 흐름 속에서 낙폭이 확대됐다.
주말·야간 거래가 이어지는 코인 시장 특성상, 현·선물 포지션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단기간에 하락이 과도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가격 조정과 함께 시장 전반의 ‘거래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지표들도 제시되고 있다.
이번 변동성의 공통 분모는 명확하다. '달러 강세 재점화 → 위험자산 할인율 상승 →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의 전형적인 연쇄 반응이다. 인선이 확정되기도 전인데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새 수장 체제에서 금리 인하 속도, 대차대조표(QT) 운용, 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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