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린 스페인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에서는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저항성 고혈압을 함께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양압기 병행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평균 3~4종의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이었음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웠다.
연구 결과, 양압기를 추가한 환자군은 24시간 평균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각각 약 3mmHg 이상 더 감소했다. 특히 밤 시간대 혈압이 정상적으로 떨어지는 야간 딥퍼(dipper) 패턴의 회복 비율도 양압기 병행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양압기 사용 시간이 길수록 혈압 감소 폭이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항고혈압제 치료 중인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양압기를 추가했을 때, 전체 혈압 변화는 제한적이었으나 야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약 4mmHg 이상 추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4시간 이상 양압기를 꾸준히 사용한 환자에서 혈압 개선 효과가 더 뚜렷했다.
여러 무작위대조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연구들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한다. 전반적인 혈압 감소폭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저항성 고혈압과 야간 고혈압이 있는 환자 또는 양압기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혈압약 단독 치료보다 뚜렷한 추가 이득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는 야간 무호흡으로 인해 교감신경 활성화가 지속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쉽다”면서 “양압기 치료는 기도 폐쇄를 해소해 야간 혈압 변동을 줄이고 24시간 혈압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원장은 “특히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양압기 병행 치료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외래에서 측정하는 혈압보다 24시간 활동혈압 측정(ABPM)이 양압기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고 지적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야간 혈압 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양압기 치료 효과 역시 야간 혈압 및 24시간 평균 혈압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수면무호흡증과 고혈압이 함께 있는 환자는 혈압약을 추가하기 전에 무호흡증 평가 및 양압기 치료 적응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혈압 조절 및 심혈관 위험 저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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