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운동화는 ‘스니커리나’라고도 불립니다. 스니커즈(Sneaker)와 발레리나(Ballerina)의 합성어죠. 발레리나들이 신는 토슈즈에서 영감을 받아 얇고 가벼운 스니커즈인데요. 발을 부드럽게 감싸는 고무 밑창과 새틴 혹은 얇은 양가죽 외피로 등장하고 있어요. 최근 패션 신에서 자주 언급되는 발레코어 흐름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트렌드입니다.
IMAXtree
스니커리나 트렌드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설득력 있게 소화한 인물은 벨라 하디드입니다. 비바이아의 스니커리나 운동화를 가벼운 운동복 차림에 매치하거나, 올 화이트 데님 룩과 함께 연출하며 페미닌하면서도 활동적인 캐주얼 아이템으로 활용했죠. 발레 슈즈 특유의 섬세한 실루엣을 일상적인 스타일로 끌어온 점에서, 스니커리나의 활용 가능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vivai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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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브랜드 역시 이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죠. 프라다의 새틴 스니커즈와 시몬 로샤의 둥근 코 스니커즈는, 새틴 리본 레이스업 디테일과 어우러져 스니커리나의 미학을 가장 정제된 방식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발레 슈즈의 로맨틱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하우스 특유의 구조적 완성도를 놓치지 않은 부분이 인상적이죠.
Simone Rocha
Prada
얇고 긴 바디가 특징인 스니커리나 슈즈는 레더 소재로도 변주되고 있습니다. 드리스 반 노튼은 보다 실용적인 가죽을 사용해, 연약한 새틴 소재의 약점을 보완한 스니커즈를 런웨이에서 공개했습니다. 같은 컬러의 양말을 매치해 발목이 강조되는 복싱화처럼 연출한 스타일링 역시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 발레와 스포츠의 경계를 오가는 이 방식은 스니커리나 트렌드의 확장성을 잘 보여줍니다.
Dries Van Noten
Dries Van No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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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에서 빠질 수 없는 미우미우 역시 이번 시즌 스니커리나 트렌드에 합류했습니다. 에스파드류 형태의 밑창을 더한 스니커즈로 또 다른 변주를 제안했는데요. 슈 레이스를 서로 다른 소재로 스타일링하는 디테일까지 더했죠. 스니커리나가 반드시 '연약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Miu Miu
이 외에도 질 샌더, MM6 메종 마르지엘라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새틴 외피의 스니커즈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루이 비통은 아예 ‘스니커리나 스니커즈’라고 명명한 라인을 전개 중이죠. 연약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스니커즈 특유의 편안함까지. 스니커리나는 발레코어와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운동화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번 봄과 여름, 스커트와 청바지에 매치할 준비만 남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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