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피로·빈혈, 그냥 넘기지 마세요…혈액암의 초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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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피로·빈혈, 그냥 넘기지 마세요…혈액암의 초기 경고

캔서앤서 2026-02-01 19:17:14 신고

암 원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이 많이 언급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혈액암은 대부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병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세포 속 DNA에 생긴 변화로 발생하는 후천적 질환이다. 유전자 이상과 관련돼 있다는 점 때문에 오해가 많지만, 의학적으로는 유전병과 명확히 구분된다.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서 암세포가 발생해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과 기능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와 림프계로 나뉘며, 문제가 되는 혈액세포의 종류에 따라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으로 구분된다. 특정 장기에 혹이 생기는 고형암과 달리,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과 관련돼 있어 초기 증상이 모호하고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서정호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혈액암은 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주요 발병 원인이지만,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세포 속 DNA의 변화”라며 “정자나 난자에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병과는 명확히 구분된다”고 말했다.

혈액암은 ‘유전자 이상이 관여한 암’이지, 부모에게서 그대로 물려받는 유전질환은 아니라는 것이다.  BRCA1·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난소암처럼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는 유전병과는 발생 구조 자체가 다르다.

혈액암의 대표적 증상으로 림프절 비대, 멍이 잘 들거나 잦은 출혈, 잦은 감염, 지속적인 피로감과 무력감, 이유없는 체중 감소 등이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혈액암의 대표적 증상으로 림프절 비대, 멍이 잘 들거나 잦은 출혈, 잦은 감염, 지속적인 피로감과 무력감, 이유없는 체중 감소 등이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혈액암의 발생에는 노화와 환경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학계에서는 ▶강한 방사선 노출 ▶벤젠 등 유독 화학물질 노출 ▶항암치료 경험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운동 부족 ▶고령에 따른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저하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혈액암 중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80% 이상이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고령 혈액암이다. 일부 백혈병이나 림프종이 소아·청년층에서도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것과 달리, 다발골수종은 5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해 80세 이상에서도 꾸준히 진단된다.

혈액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빈혈이다. 다만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어지럼증이 아니다. 실제로는 ▶이유 없이 기운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짐 ▶머리가 맑지 않고 집중력이 저하됨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차는 느낌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

이 외에도 혈액암 환자에게서 비교적 자주 관찰되는 증상으로는 ▶원인 없는 발열 ▶특별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멍이 잘 들거나 잦은 출혈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서 림프절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적인 피로나 노화로 오인되기 쉽지만,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혈액암은 증상보다 혈액검사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문 진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혈, 백혈구, 혈소판 수치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비정상인 경우 ▶혈액 수치 이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반복·지속되는 경우 ▶멍이나 출혈, 원인 모를 피로·발열이 혈액 이상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조기 발견의 핵심이다.

혈액암은 나이와 환경, 생활습관이 쌓이며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암이다. 문제는 통증이나 혹 같은 뚜렷한 신호 없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유 없는 피로, 반복되는 빈혈과 혈액 수치 이상과 같은 혈액암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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