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은 과자 ‘휘낭시에’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금괴처럼 생긴 디저트를 즐기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휘낭시에 카페’는 이처럼 경제와 금융을 맛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금융 개념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일상 속 금융을 이해하는 작은 지식들이 쌓여 언젠가는 금괴 같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보세요.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금융 이야기를 하다 보면, 수익률보다 자산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언제까지 유효한지를 아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막상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자산은 그 의미를 잃기 때문입니다.
집 한켠이나 차량 안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소화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없으면 불안한 물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직 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역시 오해일 수 있습니다. 소화기에도 엄연히 사용기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일반 분말소화기의 권장 사용기한은 보통 10년(내용연수)입니다. 다만 차량용이나 소형 제품 가운데에는 기본 사용기한이 더 짧은 제품도 적지 않습니다. 성능 점검을 통해 일정 기간 연장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이를 인지하고 관리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제조연월이 흐릿해질 때까지 방치되기 쉽죠.
사용기한이 지난 소화기는 내부 분말이 굳어 분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압력이 약해져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만 성능 차이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소화기는 관리가 중요한 안전장비입니다.
간혹 “오래된 소화기는 폭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과장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닙니다.
소화기는 압력용기이기 때문에 사용기한을 크게 넘긴 상태에서 고온에 노출되거나, 용기가 부식·손상된 경우에는 드물지만 파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밀폐된 차량 내부는 짧은 시간에도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기 쉬워, 차량용 소화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화재보험협회와 소방 당국 역시 화재 사례 분석을 통해 “노후 소화기는 성능 저하로 인해 초기 화재 대응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며, 관리 상태에 따라 안전사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소화기는 ‘있느냐 없느냐’보다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의미입니다.
5인승 승용차도 의무화… “아무 소화기나 두면 곤란”
특히 차량 속 소화기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됐습니다. 2024년 12월 1일부터 기존 7인승 이상 차량뿐 아니라 5인승 이상 모든 승용차에도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됐습니다. 2021년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적용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최근 차량 화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점은, ‘아무 소화기나’ 비치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차량에는 반드시 용기 표면에 ‘자동차겸용’ 표시가 있는 소화기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일반 분말소화기나 에어로졸식 소화기는 차량 주행 중 반복되는 진동과 충격을 전제로 설계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겸용 소화기는 이러한 환경을 고려한 진동 시험을 통과해, 차량 내 사용에 적합하다는 점이 검증된 제품입니다.
보관 위치 역시 중요합니다. 화재는 예고 없이 발생합니다. 트렁크 깊숙이 넣어둔 소화기는 실제 상황에서 꺼내기 어려워 “있지만 없는 것”이 되기 쉽습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주변, 글로브 박스 등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 위치가 바람직합니다. 제조일이나 승인번호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증 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량용 소화기는 크기가 작고 가격 부담도 크지 않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차량 전소를 막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나와 가족의 안전은 물론, 도로 위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른 차량의 화재까지도 초기 단계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금 집 안이나 차량 안에 있는 소화기, 언제 구입했는지 바로 떠오르지 않으신다면 이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일 가능성이 큽니다. 소화기는 오래될수록 든든해지는 물건이 아니라, 제때 교체할수록 안심이 되는 안전장비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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