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과다 배출돼 고객 숨져…항소심서 합의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중고 가스순간온수기의 가스 종류를 오인 판매·설치해 일산화탄소 과다 배출로 고객을 숨지게 한 업자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구창모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중고 가전제품 판매·설치업자 A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에게 순간가스온수기를 판매한 도매업자 B씨에게도 금고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가스온수기의 사용 가스를 정확히 구별해 판매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해 2021년 LNG용 가스온수기에 'LPG'라는 스티커를 임의로 붙여 A씨에게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품 명판에는 LNG용이라고 명시돼 있었으나, A씨는 자체적으로 이른바 '불꽃 실험'을 한 뒤 LPG용으로 잘못 판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렇게 구입한 LNG용 가스순간온수기를 2022년 1월 C씨의 집 LPG 가스통에 연결,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C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며칠 뒤 C씨의 아들도 일산화탄소중독 등에 의한 상해를 입었다.
앞서 C씨는 A씨에게 "LPG용 가스순간온수기가 고장 났으니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었다.
A씨는 제품 외부에 붙은 LPG 스티커만 믿고 'LNG용'이라고 명시된 제품 명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가스온수기를 설치했다.
LNG용 가스온수기에 LPG통이 연결돼 있다 보니 가스불일치에 따른 연료 과다 및 불완전연소 현상이 일어나 일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됐다.
A씨는 가스시설공사를 할 수 있는 자격도 갖추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인명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가스순간온수기를 판매·설치하면서 각자에게 부여된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못해 피해자가 사망하고 상해를 입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지 않고 피해 복구 기회를 부여하고자 법정구속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유족과 합의하면서 형량이 일부 줄었다.
2심 재판부는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무겁지만 당심에 이르러 A씨는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이전에 동종 전과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soyu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