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데일리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MC몽의 전 매니저 박 모씨는 지난해 6월 10일 MC몽 전 소속사인 원헌드레드 매니저 조 모씨와 통화하면서 “대리처방이 아니라 내가 다 받아서 그냥 준 거야. 내 이름으로”라며 MC몽에게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건넸다는 취지로 통화했다. 박씨는 이어 “(MC몽이) 달라고 해서 준 것”이라며 약물 전달의 경위를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2023년까지 약 10년 동안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MC몽의 매니저로 근무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씨는 “나보다는 권 모씨가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해 박씨 외에도 또 다른 인물이 대리처방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권씨는 MC몽이 대표로 있던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대표를 역임한 뒤 지금은 엔터 업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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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너무 힘들어 타인명의 약 받았을 수도”
대리처방 의혹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직접 취재진과 만난 MC몽은 “녹취록이 조작된 것”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박씨가 예전에 나와 안 좋게 헤어졌다”며 “저는 지금까지 매일같이 병원에 가서 직접 제 이름으로 약을 처방받는다. 박씨로부터 약을 받은 적이 단 한 알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복용 중인 약 봉지들을 직접 보여주며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대리처방이나 불법 수수 의혹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음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녹취록 속에 나온 발언을 근거로 질문을 이어가자 “어쩌면 저도 모르겠다. 진짜 1~2알 정도는 받았을 수도 있다”며 “잠을 못 자니까 너무 힘들어서 박씨가 갖고 있던 약 중 남는 거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박씨에게 해당 통화 내용에 대해 물었지만 박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후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MC몽에 따르면 그는 박씨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병원에서 각각 졸피뎀을 처방받았다. 졸피뎀은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 치료제로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로 오·남용 시 기억상실, 약물중독 등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중복 처방 등이 엄격히 제한되는 약물이다.
MC몽은 “한 달에 처방받을 수 있는 용량이 30알이다”며 “장기간 해외 출장을 가면 약이 모자를 수 있어 (박씨에게) ‘네거 나에게 1~2알 주면 나중에 내거 줄게’ 등과 같은 식으로 하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 대리처방 자체가 불법
현행 의료법상 대리처방은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같은 질환에 대해 계속 진료를 받으면서 오랜 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대리처방 자격이 있는 사람도 약물 복용자의 직계 존·비속이나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노인의료복지시설 종사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이러한 대리처방 허용 범위에서도 예외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향정신성의약품은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만 수령할 수 있다. 타인이 대신 처방받거나 수령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것이다.
강우경 법무법인 굿플랜 변호사는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타인 명의 처방 약을 1~2알이라도 건네받아 복용했다면 원칙적으로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런 대리처방을 통한 투약을 반복했다면 상습성이 문제 될 수 있다.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실형 가능성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제는 처방 용량에 제한이 있다 보니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사자들은 이를 사소한 도움 정도로 여기기 쉽다”면서도 “법적으로는 약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향정신성의약품은 수수를 금지(3조5호, 4조1항1호)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61조1항5호)에 처한다. MC몽은 타인 명의로 처방된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네받은 ‘수수’ 혐의가 박씨는 본인 명의로 처방받은 약을 타인에게 건넨 ‘양도’ 혐의가 각각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박 씨의 경우 처음부터 타인에게 줄 목적으로 본인이 복용하겠다고 속여 처방받았다면 의료법·약사법 위반의 공범에도 해당할 소지가 있다.
서동철 전 의약품정책연구소장(중앙대 약학대학 명예교수)는 “수면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한 알이라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처방된 약을 주고받았다면 불법”이라며 “제3자가 이러한 사실을 진술한 녹취만 가지고도 경찰이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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