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최종 결정하면서 당 내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친한계는 ‘윤어게인당’ 회귀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고, 당 내부에서는 중도 확장은 커녕 지방선거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안을 의결했다. 최고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찬성했고,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반대 의사를 밝히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당권파가 다수를 차지한 지도부는 “당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 인사들의 공개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를 겨냥해 “가족의 품에서 자라난 고슴도치가 날카로운 가시로 계속 상처를 냈다”고 비유했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행동을 다른 인사가 했다면 진작 제명됐을 것”이라며 제명 불가피론을 강조했다.
반면 친한계는 이번 결정을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했고, 송석준 의원(이천)은 “당을 쪼개는 무모한 결정”이라며 지도부의 전면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박정훈 의원도 “연좌제를 고리로 전직 당 대표를 제명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친한계 의원 16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전 대표 제명은 반헌법적·비민주적 결정”이라며 장동혁 대표 체제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당권을 지키기 위해 당의 미래를 희생시킨 결정이다. 이대로라면 6월 지방선거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정도 논란이 있는 결정을 했다면 당 대표가 직접 국민과 당원 앞에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강대강 대치가 결국 당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친한계는 집단 탈당과 같은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며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으로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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