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보험료·소득대체율 논쟁 벗어나야…정년연장이 가장 큰 모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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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보험료·소득대체율 논쟁 벗어나야…정년연장이 가장 큰 모수개혁"

이데일리 2026-01-29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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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9일 추가 연금 개혁의 방향으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이 아닌 정년연장과 의무가입연령 상향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 해소 등을 위해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연금액, 수급 연령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자동조정 장치 도입에 대해서도 한국의 노후 소득 현실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9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다시 조정하는 방식의 모수개혁은 사회적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이 논쟁을 접어두고 다른 재정 안정화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 상향을 제시했다. 정년이 늘어나면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져 자연스럽게 보험료 납입 기간이 늘어나고, 현행 60세로 제한된 의무가입 연령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인 법정 연령 상향 논의까지 이어지면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모수 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4년 국민연금개혁 논의 당시 논란이 됐던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자동안정화 조치는 국민연금 재정이 악화될 경우 자동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소득대체율을 인하해 재정을 안정시키는 제도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야당인 국민의힘은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자동조정장치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득 보장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독일과 일본은 보험료를 최대한 올릴 만큼 올린 뒤에도 재정 불안 요소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자동안정화 장치를 도입한 것”이라며 “이미 충분한 연금 급여가 지급되고 노후 빈곤율이 낮은 국가들과 한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국민연금 수급률은 54.5%에 불과하고, 노령연금 평균 수급액도 월 67만 9000원에 그친다. 김 이사장은 “충분한 노후소득 보장이 안 된 상태에서 소위 급여 삭감 위주로 한 자동조정 장치가 도입되면 또 다른 노후 빈곤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리 현실에는 자동조정 장치 도입에 신중을 입장을 갖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기초연금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수급 문턱이 낮아지면서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2008년 제도 도입 당시 소득 하위 70% 기준은 월 4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소득환산액 기준 247만원까지 올라왔다”며 “이 기준이 지금도 타당한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은 실제 소득이 아닌, 주택과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한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수급 여부를 가른다. 이 과정에서 공시가격과 재산 환산 방식이 현실의 자산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고가의 자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자도 소득이 낮은 것으로 산정돼 수급 대상에 포함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고 조기 투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군복무·출산 크레딧은 실제 보험료를 그 시점에 적립해주는 것이 아니라 65세 수급 시점에 반영하는 구조”라며 “이는 부담을 미래 세대에 넘기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레딧 발생 시점에 국고가 기금에 직접 적립되면 기금 운용 수익으로 미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청년층의 국민연금 불신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세대와 은퇴를 앞둔 세대의 연금 신뢰는 매우 높지만 유독 2030세대에서 불신이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를 ‘인식의 문제’가 아닌 ‘지속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 불안’으로 진단했다. 연금을 받을 때까지 국민연금이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청년층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모수개혁이 재정 안정화의 첫걸음이었다면, 앞으로의 개혁은 소득보장을 강화하면서도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연금의)수익률 제고와 추가 개혁, 국고의 조기 투입을 통해 21세기 말까지 기금 소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청년세대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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