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硏 '북한인권백서 2025'…작년 심층면접 탈북민 증언 집중반영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에서 마약류 오남용이 학생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는 탈북민 증언이 수집됐다.
통일연구원이 28일 공개한 '북한인권백서 2025'에는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과 잘못된 자가 치료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마약류 오남용이 만연한 실정이라는 탈북민 증언이 다수 나온다.
지난해 심층면접에 응한 한 탈북민은 "마약은 10대들도 사용한다"며 "학교 가면 '한 코(흡입 경로) 했어?'라고 아침 인사를 할 정도"라고 학생들 사이 마약 오남용 실태를 전했다.
다른 탈북민들도 "잠 안 자도 정신이 맑고, 비염이 치료되고, 기관지에 좋다는 등 빙두(필로폰을 뜻하는 북한말)가 좋다는 말을 들었으며 그만큼 대중화됐다", "대학생들은 밤새며 공부할 때도 집중력을 높이려고 각성제로 활용한다"는 등의 증언을 했다.
다른 복수의 탈북민도 "함흥은 빙두촌", "함흥이 지하경제로 빙두가 유명하다"면서 이는 함흥에 북한 화학산업의 산실인 북한 국가과학원 함흥분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서는 "잘 사는 집에서는 일종의 오락거리로 빙두를 한다"며, 최근에는 재미나 쾌락 목적의 마약 사용 증언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마약류 오남용의 근본 원인으로는 제대로 된 치료와 의약품을 받지 못하는 실태가 지목됐다.
백서는 탈북민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국가에서 의약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상치료제는 형식만 남았을 뿐이며, 실제로는 진료, 입원, 수술, 약품 구매 등 의료서비스 이용에 소요되는 비용 대부분을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어 "북한은 2025년을 '보건혁명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보건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이는 보건 실태의 열악성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시민·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권리 실태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상태로 평가됐다.
백서는 "북한 주민들은 체제의 특성으로 인해 자유권을 침해받음은 물론이고 경제난으로 인해 사회주의 국가가 강조하는 사회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총평했다.
북한인권백서는 통일연구원이 심층면접으로 확보한 탈북민 증언, 북한 법령 자료, 북한이 국제기구에 제출한 문서 등을 바탕으로 매년 작성한다.
지난해 통일연구원의 심층면접에 응한 탈북민 45명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후 북한을 탈출한 인원은 4명이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백서는 1996년 이후 매년 국·영문으로 발간됐으며 이번 백서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발간이다. 예년과 달리 백서 발간에 관한 보도자료가 제공되지 않고 책자만 배포됐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보고서의 내용과 큰 차이가 없어 별도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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