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교보그룹 금융의 두 축인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은 지난해 실적을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증명했다.
이어 올 초 신년사에서는 그 성과 위에서 무엇을 더 하겠다는 것인지, 최고경영자(CEO)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보험과 증권이라는 서로 다른 업의 성격만큼이나, 두 회사 CEO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의 결도 다름이 읽힌다.
<뉴스락> 이 '지배구조와 자본의 문제'를 안고 있는 교보생명과 '성장과 체급 확대'를 놓고 시험대에 오른 교보증권에 대해 톺아봤다. 뉴스락>
교보생명, “실적 방어 뒤에 남은 질문은 구조다”
교보생명은 오너 경영자인 신창재 회장과 전문경영인 조대규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 대표는 교보생명 입사 이후 전략·영업·경영지원 조직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 인물로, 지지난해 대표 취임과 함께 보험 본업 안정화와 지주사 전환이라는 중장기 과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실적은 ‘방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IFRS17 체제 전환 이후 보험사 전반이 수익성과 자본 부담에 직면했지만, 교보생명은 연간 순이익 1조원 안팎을 유지하며 큰 변동성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다.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6조원대 중반 수준을 지켜 급격한 훼손은 피했다는 평가다. 고금리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 회계 운용을 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경영 기조는 올 초 조 대표의 신년사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그는 신년사에서 “보험의 본질에 충실한 경영”과 “중장기 관점의 자본 건전성 관리”를 강조하며, 단기 실적 경쟁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조급한 성장보다 신뢰 가능한 체질이 먼저”라는 발언은 지주사 전환과 자본 구조 개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조 대표 체제의 평가는 여전히 실적 밖에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시 200%를 웃돌았지만, 기본자본 중심으로 보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 지연과 재무적 투자자(FI) 풋옵션 분쟁이라는 고질적 이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실적이 조 대표에게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구조적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의미에 가깝다고 본다.
결국 그의 체제 유지 여부는 결국 이 숙제들을 어디까지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교보증권, “회복은 끝났다… 이제는 체급이다”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증권은 박봉권 대표와 이석기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 대표는 IB와 WM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이 대표는 트레이딩과 리스크 관리, 경영관리를 각각 맡으며 역할 분담이 명확한 구조다.
이 체제에서 교보증권은 지난해 중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2000억원 안팎, 순이익은 1500억원 내외로 회복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업계 전반을 짓눌렀던 상황에서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고, 채권 운용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전략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경영 판단의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도 비교적 호의적이다.
올 초 신년사에서 교보증권 경영진은 보다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박봉권 대표는 “지난해가 체력을 회복한 해였다면, 올해는 성장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할 시기”라며 IB 경쟁력 강화와 WM 확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전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실적 회복에 머무르지 않고 교보증권의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실적과 올해 신년사를 함께 놓고 보면, 교보그룹 금융 CEO들의 전략은 분명히 갈린다.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지배구조와 자본이라는 구조적 숙제를 풀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고, 교보증권은 실적 반등을 발판 삼아 체급 확대와 성장 가속을 선언했다.
보험은 구조를, 증권은 확장을 요구받고 있는 셈이다.
교보그룹이 다음 인사 국면에서 던질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지난해의 성과가 일시적 결과였는지, 아니면 다음 단계를 여는 출발점이었는지, 그 답이 교보 금융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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