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디 올-뉴 CLA.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23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4월 13일부터 직판제 전략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를 본격 도입한다. 가격 흥정을 전제로 한 기존 딜러 중심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정찰제 기반 구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개편의 목적은 가격 투명성을 제고하고 브랜드 경험 및 구매 과정을 통일하는 데 있다. 딜러별 할인 폭이나 조건 차이로 발생하던 소비자 혼선을 줄이고, 브랜드 기준에 맞춰 구매 경험을 표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벤츠 관계자는 "이미 독일과 영국, 스웨덴 등 12개국에서 해당 방식을 도입했다"라며 "고객 만족도와 가격 투명성 측면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수입차 업계 전반에 점차 확산되고 있는 흐름으로 읽힌다. 이미 일부 브랜드는 흥정 중심 판매 구조를 정리하고, 정찰제나 온라인 판매 방식을 앞세운 유통 전략을 도입한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테슬라는 딜러 없이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직판제를 운영하며, 차량 주문부터 계약, 결제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지역이나 딜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 않는 구조가 특징이다.
혼다코리아 역시 기존 딜러 판매를 정리하고, 정찰제 기반 온라인 판매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딜러사 매장은 큐레이션 센터 형태로 운영되며, 차량 설명과 시승 등 소비자 체험 중심의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과도한 할인 경쟁과 딜러 간 가격 차이에 대한 소비자 피로감을 꼽는다. 동일한 차량임에도 구매 시점이나 딜러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층의 행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직판제 도입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차량 구매 가격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에는 딜러들이 자체 재고를 보유한 상태에서 판매 목표를 맞추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본사 주도 판매 구조에서는 이러한 할인 혜택이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단통법' 시즌2가 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가격 투명성을 목표로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 체감 가격이 오르고 도입 10년 만인 지난해 폐지된 바 있다. 직판제 및 정찰제 역시 취지와 달리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딜러 역할 축소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금까지는 딜러들이 차량 설명부터 사후 관리까지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판매 구조 변화로 고객 접점이 본사 중심으로 이동할 경우 고객 관리의 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직판제나 가격 정찰제는 가격 투명성 측면에서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할인 혜택이 줄어들 경우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며 "결국 브랜드가 가격 통제와 소비자 만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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