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가 올해 소비자 가전제품 전반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글로벌 메모리 칩 수요가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면서, 일반 소비자 시장을 향한 칩 공급이 줄고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메모리 칩 가격 급등이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영국의 라즈베리파이부터 글로벌 브랜드인 HP, 델, 레노버에 이르기까지 주요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메모리 제조사는 최근 수개월 동안 예상치를 웃도는 메모리 수요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DRAM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고, 일부 제품은 1000%에 가까운 폭등세도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부족이 AI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수요에 우선적으로 대응하면서, 스마트폰·PC·노트북·게임 콘솔 등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 필요한 메모리 수급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샤오미, 델, HP, TCL, 레노버 등 글로벌 브랜드는 제품 출고가 인상을 결정했다. 일부 업체는 2026년 초 최대 20%까지 가격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T 시장 조사 및 컨설팅 전문 기관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있는 연간 감소 전망이다.
PC 시장은 지난해 반등 이후 다시 5% 가까운 하락세가 예상되고, 콘솔 시장도 마찬가지로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HP CEO 엔리케 로레스는 메모리 칩 가격 인상에 따라 자사 PC 가격도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라즈베리파이 CEO는 “이번 인상은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하다”고 단언했다.
애플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자사 공급망과 계약 조달 구조를 통해 메모리 가격 변동성에 비교적 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난 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자체 흡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계속되는 원가 상승 압박이 결국 애플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공급 구조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으며, 올해 가전제품 가격 인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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