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 1956년 주식시장이 출범한지 70년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코스피 오천피 시대'를 공약한지 7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전대미문의 5000포인트에 도달한 것은 반도체와 방위산업, 조선업 등의 호황에다 1~2차 상법 개정 등 입법 효과가 더해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위와 오찬을 가지며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하는 3차 상법개정을 논의하며 코스피 6000시대를 겨냥했다.
李 '코스피 오천피 시대' 공약…7개월 만에 달성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5019.54포인트(p)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 1956년 3월 3일 대한증권거래소가 출범하며 국내 주식시장이 시작된지 70년 만에 전인미답의 5000 고지에 오른 것이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을 기준(100)으로 처음 산출됐다. 이후 1980년대 3저 호황에 힙입어 1989년 3월 31일 1000을 돌파했다.
1992년 외국인 직접 투자가 전면 허용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이듬해 6월 16일 277.37까지 추락한다.
이후 정보기술(IT) 투자 열풍을 바탕으로 반등해 1999년 1000선을 다시 회복했지만 IT 거품 붕괴와 건설경기 과열 후유증, 미국의 9·11테러까지 겹치며 다시 400선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7월에는 경제 회복과 펀드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2000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2017년 2500선을 넘겼지만 2020년 3월 코로나19로 1500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동학개미운동'과 전 세계 초저금리 정책에 따른 경기 부양 기조로 다시 급반등해 2021년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에 도달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2천대의 '박스피' 장세가 지속됐다. 2024년 말에는 비상계엄 여파 등으로 2399.49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조기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된 후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약 보름 만에 3000을 재차 넘어섰으며 10월 27일 4000선에 진입하면서 '4천피 시대'를 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코스피는 무려 75.9% 오르며 전세계 증시 수익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4000선을 돌파한 지 약 3개월 만인 5000에 도달했다.
반도체·방산 호황에 與 주도 상법개정 입법효과 더해져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취임 이후에는 일주일 만에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 의지를 밝혔다.
특히,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과 부당이득 환수, 불법 공매도 엄단 등 불공정거래 해소 방안도 예고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훼손 관행 등을 개선하기 위해 상법 개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이 통과됐다.
정부도 증시 부양 방안으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추진하며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해당 자금을 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일정 기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준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주식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는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거셌다.
또,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현대차그룹은 이후 주가가 '불기둥'을 세웠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이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우주산업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였고, 조선, 원전 섹터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지수 5000을 고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최고 전망치는 기존보다 두 배 높은 600조원에 달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더라도 피지컬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성장동력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李대통령, 與 코스피오천특위 오찬…"상법 3차개정 조속추진 공감"
이 대통령은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한 날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와 오찬을 갖고 3차 상법개정안 신속처리, 주가누르기 방지법, 중복상장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위는 22일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3차 상법 개정을 조속히 하자는 데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오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과 청와대가 자본시장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가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더는 미루면 안 된다'는 정도의 공감을 가졌다"며 "(당청이) 함께 국내외 다양한 공간과 소통하고 설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위 소속 이소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공감 표현도 있었다고 한다.
현행법은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상장회사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한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상속세 절감을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른다는 지적이 나오자 기준을 자산가치로 바꾸는 것이 해당 법안의 내용이다.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도 "제도개선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나왔지만 정부에서 막혀있어 그런 점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감이 있었다"며 "엄격히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한 1차 상법 개정과 관련 연성 규범을 늦어도 2월까지는 발표하고,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의미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오 의원은 설명했다.
與 "코스피 6000, 7000시대 열겠다"
민주당은 이날 코스피 6000, 7000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코스피가 장중 5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출범 46년 만의 대기록"이라며 "작년 4월 코스피 저점이 2284포인트였고, 대선 직후인 6월 4일 종가가 2770포인트에 불과다했는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 정상화를 넘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코스피 5000 달성은 끝이 아니다. 만연해 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자본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두 차례 걸친 상법 개정, 대주주 양도세 및 배당소득 분리 과세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등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뒷받침해왔다"며 "앞으로도 주가 조작 엄벌,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 친화적 제도를 만들어 코스피 6000, 7000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가 도약을 이끌 5대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며 "5대 대전환의 길은 성장의 튼튼한 다섯 기둥이 돼서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도약 5대 대전환 성장 전략에 화답이라도 하듯, 오늘 코스피 5000을 돌파했다"며 "국정 운영 우선순위를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대한민국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는 대통령 말씀처럼 당정이 원팀이 돼서 실행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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