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나선 유통가, 해답은 오프라인···‘지각변동’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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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나선 유통가, 해답은 오프라인···‘지각변동’ 시작됐다

이뉴스투데이 2026-01-22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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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 방문객 모습.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 방문객 모습. [사진=무신사]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온라인으로 집중되고 있는 산업구조에 역행한 새로운 쇼핑 트렌드가 글로벌 유통시장을 덮쳤다.

고객의 체류 시간을 점유하고 팬덤을 구축하는 ‘경험 자산’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통한 물량 중심 확장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뷰티·패션기업들이 해외 현지 오프라인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며 바뀐 수요 트렌드 공략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뷰티·패션 브랜드의 진출 전략이 ‘디지털 입점’에서 ‘현지 거점 구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은 진입장벽이 낮고 확장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이 고착화돼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유지하기 어렵고, 브랜드가 축적해온 세계관·정체성을 온전히 전달하기 힘들다는 한계 등으로 이 같은 트렌드 변화가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온라인은 팔기 쉬운 채널인 반면 브랜드 가치를 쌓기에는 제약이 큰 채널이라는 인식이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에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 채널뿐만 아니라 브랜드 서사와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구현하는 ‘현지 전초기지’로 재정의하고 있다.

롯데몰은 베트남 하노이에 한국형 복합몰을 통째로 이식해 쇼핑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거점을 구축했고, 무신사 역시 중국 상하이에 선보인 오프라인 매장이 26일만에 누적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오프라인 파급력을 입증하는 중이다.

젠틀몬스터도 파리와 밀라노 매장을 잇따라 열며 세계 4대 패션 도시에 모두 진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보이는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가 어떤 세계관과 가치를 지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에 가깝다”며 “제품 제형과 소재를 직접 체험하며 얻는 감각적 자극은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 신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젠틀몬스터 밀라노 ‘10 꼬르소 꼬모’ 스토어 [사진=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 밀라노 ‘10 꼬르소 꼬모’ 스토어 전경. [사진=젠틀몬스터]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확장을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소비 구조 변화에 대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의 기준이 가격과 접근성 중심에서 체험·몰입·체류 시간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이 수행하는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뷰티·패션은 기능과 효능, 디자인을 넘어 감각적 만족과 상징 자본이 구매를 좌우하는 산업인 만큼 브랜드가 직접 설계한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통제하고 축적하는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비롯한 주요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 선호도가 높아 브랜드를 ‘사는 행위’ 보다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는 과정에 가치를 두는 소비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K뷰티·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뒤 오프라인 접점을 통해 브랜드의 실체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 일본 현지에서는 이커머스 기반 인지도를 바탕으로 돈키호테나 잡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는 수순이 하나의 정석처럼 자리 잡고 있다. 무신사의 뷰티 PB 브랜드 ‘위찌’ 역시 최근 일본 대형 유통체인 돈키호테에 입점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거점에서 형성된 팬덤은 일회성 구매에 그치지 않고 반복 구매와 자연스러운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 매출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 데 가깝다.

결국 글로벌 유통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물량을 빠르게 파느냐가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K뷰티·패션 브랜드의 해외 오프라인 전략은 생존을 위한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중심의 글로벌 유통 구조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경험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 매출 확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현지에서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수출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글로벌 유통 환경에서는 구매는 온라인에서, 브랜드 경험과 체험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기업들 역시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기보다 두 채널을 함께 가져가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브랜드 충성도나 초기 고객 경험을 형성하는 데 있어 오프라인 접점은 온라인만으로는 대체하기 어렵다”며 “유통 기업뿐만아니라 브랜드 기업들 역시 해외 진출 과정에서 오프라인 거점을 중요하게 가져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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