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연구소 카이(KAAAI)가 '2025년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과열이 해소된 미술시장이 거래 규모는 축소된 가운데, 검증된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2025년 국내 9개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1,4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6% 증가했다. 출품작 수는 감소했으나, 낙찰률과 평균 낙찰가는 상승해 고가 작품 중심의 거래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회복세는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등 대형 경매사가 주도하며 중소 경매사와의 격차를 확대했다.
글로벌 경매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3사의 미술품 낙찰총액은 45억 6천만 달러로 11.1% 증가했지만, 판매 작품 수는 33.3% 감소했다. 인상파와 근대미술은 31.4%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한 반면, 초현대미술은 매출이 39.1% 급감했다. 소더비에서 클림트 작품이 2억 3,640만 달러에 낙찰된 사례는 대표적인 블루칩 쏠림 현상으로 꼽힌다.
◇ 고가 대표작 중심 회복세 뚜렷... '검증된 가치'에 집중
2025년 미술시장은 단기 상승 가능성보다 장기적 신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연간 최고가 거래는 클림트, 모네, 로스코, 마그리트, 바스키아 등 미술사적 가치가 확립된 작가에게 집중됐다. 팬데믹 시기 급등했던 초현대미술은 가격과 거래량 모두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컬렉터의 선택 기준도 강화됐다. 작품의 완성도와 가격의 합리성, 소장 이력과 서사가 분명한 작품에만 자금이 집중되며, 단일 소장 컬렉션은 신중함 속에서도 경쟁이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1차 시장과 갤러리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중견 갤러리를 중심으로 규모 축소와 운영 방식 전환이 확산됐다.
카이는 2026년 미술시장을 과장되지 않은 반등, 즉 ‘조용한 회복’의 해로 전망했다. 검증된 작가군은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투기적 성격이 강한 분야는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동과 걸프 지역의 부상, Z세대 컬렉터의 등장, 공개 경매와 프라이빗 세일의 역할 분화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보고서는 한국 미술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세컨더리 마켓 역량 강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카이는 “전문가가 운영하는 세컨더리 화랑이 작품의 컨디션과 프로비넌스, 시장 흐름을 종합 분석해 공정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는 대형 경매사 쏠림을 완화하고 시장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전했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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