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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과도한 힘이나 무력을 사용할 필요도, 의지도 없다”며 “나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장을 흔들었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선물시장에서 하락하던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9시50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다우지수도 0.5% 가량 상승하고 있다.
미 국채 가격도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 전환했으며,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날 일본 국채와 미 국채 동반 매도로 불안이 확산됐던 채권시장은 일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0.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91%를 기록하고 있고, 달러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7% 가량 빠지고 있다.
다만 증시 상승폭은 제한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을 상대로 관세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미·유럽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사용은 부인하면서도 “미국의 그린란드 재획득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위해 즉각적인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외교적 압박 기조는 유지했다.
앞서 전날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와 관련해 관세 위협을 강화하고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명확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급락했다.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으며,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마이너스권으로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전날 급락을 지난해 상반기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의 재현으로 해석했다. 당시 미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고,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4.3%를 웃돌았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정부 부문을 중심으로 달러 자산에서 벗어나려는 분산 움직임을 자극하고 있다”며 “달러의 지배적 지위는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 자산 회피’ 서사가 조용히 재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다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시장 급락과 관련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대거 매도할 것이라는 관측은 일부 애널리스트의 해석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럽 측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관세 구상을 “실수”라고 비판하며 “유럽과 미국을 위험한 하강 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EU의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혀, 대서양 동맹 내 긴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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