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법·근로자 추정제’에 엇갈린 시선…노동계·경영계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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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법·근로자 추정제’에 엇갈린 시선…노동계·경영계 우려 확산

투데이신문 2026-01-21 13:2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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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이재명 정부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이른바 ‘사각지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하 일하는 사람법)’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 입법공청회를 앞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양측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일하는 사람법을 주제로 한 입법공청회를 열고 관련 법률안 논의에 착수한다. 이번 입법공청회는 법안 심사에 앞서 사전 점검 취지로 이뤄진다.

일하는 사람법은 고용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폭넓게 선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일하는 사람법과 함께 발의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민사 분쟁이 발생할 경우 노동자성 입증 책임을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일하는 사람법은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다만 해당 법안을 두고 양대노총은 입장차를 보이고 있으며 경영계 역시 큰 반발을 내놓고 있다.

공청회를 앞둔 21일 오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정의를 확대하지 않은 채 기본법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사각지대를 낳을 뿐”이라며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근로기준법상 보호 대상이 확대되려면 근로기준법 제2조의 ‘근로자’ 정의 자체가 바뀌어야 하지만 정부 개정안은 민사소송에서의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는 내용에 그쳤고 근로자 정의는 손대지 않았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법원의 판단 기준(업무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장소 지정, 전속성, 보수의 성격, 원천징수 및 사회보장 지위 등)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과거 법원에서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았던 사례가 새롭게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일하는 사람법 추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근로자성 판단 기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노동부가 제시한 ‘근로자 추정제’에 대해 분쟁 해결을 전제로 한 제한적 추정 규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감독·분쟁 단계에서만 작동하는 수준으로는 실질적인 권리 보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분쟁 해결을 전제로 한 추정 규정을 두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감독·분쟁 단계에서의 제한적 추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현장에서의 실질적 권리 보장으로 연결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분명하다”고 했다.  

경영계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해당 법으로 사업주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 설계사·택배 기사·학습지 교사·캐디·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가 약 87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부 근로자로 추정되는 법안이 도입될 경우 사업주 부담과 법적 분쟁 확대, 현장 혼선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근로자 추정제를 두고 ‘전 세계 유례없는 법안’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투갈에서는 2023년 플랫폼 노동자 추정을 하기 위해 6가지 기준을 도입해 대법원 판결 아래 배달라이더의 노동자성이 인정됐다. 

판결 당시 포르투갈 대법원은 포르투갈이 도입한 추정제 여섯 가지 기준(▲임금 또는 보수 설정 ▲업무 지시 및 구체적 규칙 설정 ▲업무 수행의 감독 및 품질검사 ▲노무제공자의 자율성 제한 ▲징계권 또는 계정 비활성화 등의 권한 ▲업무 장비 및 도구 소유권)을 기반으로 판결했다. 

국회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련 법률안 심사 과정에서 쟁점 조정과 조문 보완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5월 1일에 맞춰 국회에서 패키지로 입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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