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뉴욕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재부각되며 급락했다. 유럽을 겨냥한 고율 관세 경고가 나오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고,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쏟아지며 '셀 아메리카' 흐름이 재현됐다.
현지 시간으로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0.74p(-1.76%) 내린 4만8488.59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43.15p(-2.06%) 하락한 6796.86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1.07p(-2.39%) 밀린 2만2954.332에 장을 마쳤다.
전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를 맞아 휴장했던 미국 증시는 이날 트럼프발 그린란드 지정학적 불안으로 셀 아메리카 현상이 재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트루스소셜에 "그린란드의 완전한 매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럽 8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작성했다.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 25%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대상은 덴마크와 프랑스 등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국가다.
이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관세 200%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에 유럽연합(EU)도 930억유로 규모의 대미(對美) 관세 패키지로 대응하는 한편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 대응조치(ACI)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브래드 롱 웰스스파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나 그린란드 문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관세를 무기화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라며 "유럽은 지난해 관세 협상에서 대체로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이제 미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인 유럽 8개국에 관세를 직접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각각 4.32%, 4.18% 떨어졌으며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메타는 3% 안팎으로 내렸다.
연일 강세를 보이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68% 떨어졌다. TSMC와 브로드컴은 5% 안팎으로 무너졌고 ASML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2%대 하락률을 찍었다.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이날도 3.10% 떨어지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일즈포스는 지난주에만 주가가 12.63% 급락했으며 1월 수익률은 -15.78%다.
넷플릭스는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9%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투자자를 만족시킬 만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금융과 사업, 임의소비재, 통신서비스, 기술, 부동산은 2% 안팎으로 급락했다.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7bp 오른 4.29%를 기록했고,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0.9bp 뛴 3.59%로 집계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84%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9달러(1.51%) 상승한 배럴당 60.3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0.98달러(1.53%) 오른 배럴당 64.92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셰브런이 지원하는 카자흐스탄 원유 생산업체 텡기즈체브로일(TCO)은 전날 전력 배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텡기즈와 코롤레프 유전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아제이 파르마르 ICIS 에너지 담당 이사는 "텡기즈 유전은 세계 최대 유전 중 하나"라며 "이번 가동 중단은 원유 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일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관세 관련 논의가 계속된다면 유가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토니 시커모어 IG 애널리스트는 앞서 발표된 중국 경제성장 관련 지표들도 유가를 떠받치는데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5%를 기록해 중국 정부 목표에 부합했다. 또 지난해 중국 정유 처리량은 4.1%, 원유 생산량은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일 대비 0.57% 내린 5892.08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1.03% 내린 2만4703.12로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67% 내린 1만126.78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0.61% 내린 8062.58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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