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한 다음 날, 아픈 배를 부여잡고 간신히 해장을 마쳤지만 오히려 몸 상태가 더 나빠질 때가 있다. 해장의 기본은 술로 인해 예민해진 위장에 자극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찾는 음식 중에는 숙취를 더 심하게 만드는 것들이 숨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 위벽에 불 지르는 '매운 짬뽕'
술 마신 다음 날이면 얼큰한 국물로 땀을 푹 내야 속이 풀린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술로 인해 헐거워진 위벽에 불을 지르는 것과 다름없다. 알코올은 위 점막을 보호하는 층을 얇게 만드는데, 이때 매운 성분이 강하게 들어오면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또한 간의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간은 이미 몸속에 들어온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상태다. 이때 매운 성분을 처리해야 하는 일까지 더해지면 몸이 회복되는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해장하며 흘리는 땀은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증거가 아니라, 과부하가 걸린 간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2. 탈수 부추기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잠을 깨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시원한 커피를 마시는 습관도 해장에는 좋지 않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소변 배출을 지나치게 늘려 몸속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는 현상을 일으킨다. 술을 마신 뒤 우리 몸은 이미 심한 갈증과 수분 부족 상태에 놓여 있는데, 커피를 마시면 이 상태가 더욱 심해진다.
수분이 모자라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숙취의 주범인 두통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음료가 간절하다면 커피보다는 꿀차나 유자차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차에 든 당분과 수분은 알코올 분해를 돕고 탈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3. 세포까지 메마르게 하는 '해장라면'
국민 해장 메뉴로 사랑받는 라면 역시 실제로는 해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라면에 든 많은 양의 소금기는 몸속에 꼭 남아 있어야 할 수분마저 밖으로 끌어낸다. 알코올을 분해하려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데, 짠 국물을 마시면 세포 속 수분까지 빠져나가 몸이 더 건조해진다.
라면에 포함된 여러 인공 첨가물도 문제다. 알코올 독소를 빼내느라 지친 간이 인공 조미료까지 분해해야 하므로 피로가 쌓이는 시간만 길어진다. 몸을 생각한다면 라면 대신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는 맑은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맑은 국물은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독소 배출을 돕는다.
4. 간을 두 번 울리는 '피자와 햄버거'
서구식 해장법으로 알려진 피자와 햄버거는 술 마신 뒤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기름진 음식은 소화되는 속도가 매우 느려 지친 위장에 큰 짐을 지운다. 술기운에 속이 허한 느낌이 들어 고지방 음식을 찾게 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몸의 회복에는 해가 된다.
특히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동안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만드는 일을 잠시 멈춘다. 이때 들어온 고지방 식사는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그대로 몸속에 쌓여 지방간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알코올 해독에 몰두해야 할 간에 기름진 음식을 넣는 것은 장기에 무리를 주고 신체 회복을 늦추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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