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여당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 단일안이 지연되는 가운데 은행 지분 51% 보유 여부를 둘러싼 쟁점이 여당안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비공개 전체 회의를 열고 여당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민주당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정부안과는 별도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한국은행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 단일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은행은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 지분 51% 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발행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민주당과의 입장 차가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따라 금융권 컨소시엄 지형 역시 재편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제도 도입 초기 안정성 등을 고려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지분 50%+1주) 컨소시엄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수용 불가' 입장이 나왔고 금융위에서도 지난 6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주요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까지 정부 단일안 제출을 요청했지만 이는 현재 관계 기관 이견으로 불발됐다. 발행 주체 등을 놓고 은행·빅테크·핀테크 간 견해 차가 큰 가운데 금융위·한은은 명확한 정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날까지 정부 단일안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여당 단일안부터 만들 예정이다.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은 "20일까지 정부 단일안이 제출되지 않더라도 의원들이 발의한 5개 법안의 쟁점을 정리하고 통합해 여당 단일안부터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법안이 다 발의돼 있기 때문에 정부 단일안이 나오든 안 나오든 상관없이 2월 정무위가 열리면 법안 논의가 가능하다"라고 예고했다.
5개의 관련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시장 및 산업에 관한 법률안(박상혁 의원) △디지털자산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안(이강일 의원) △디지털자산기본법안(민병덕 의원) 등 디지털자산 전반의 시장·산업 규율을 담은 법안과 안도걸·김현정 의원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기준에 관한 법률안 등이다.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지분율을 제한하는 규제는 여당안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1인의 소유 지분율을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관련 입법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거래소 지분 규제까지 논의하는 것은 입법화를 더 지연시킨다며 난색을 보였다.
본회의 처리 시점은 1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금융위는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올해 1분기 주요 추진 과제에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내용을 포함했다. 입법 데드라인을 3월로 정한 셈이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안정성과 핀테크의 기술력·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한 협력 구조가 바람직하다"라며 "발행 주체 논쟁보다 효율적인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은행·핀테크 중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하느냐는 '이분법적 선택'보다는 협력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법안 향방과 무관하게 은행권의 사업 준비는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하나금융지주는 선제적으로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하나금융 주도로 만들어진 해당 컨소시엄에는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이 참여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출범을 공식화한 건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행부터 유통, 결제까지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의 지휘 아래 '미래 전략 부문'을 신설하고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이다. 지난 14일 출원한 '하이브리드 결제 기술'은 스테이블코인 잔액을 우선 결제한 뒤 부족분을 신용카드로 자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카드 발급 없이 기존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기술 파트너십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사 공공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증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직접 AX(AI 전환)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언급하며 전략 구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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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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