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잠실)=신희재 기자 | 모처럼 코트 위에서 유니폼을 입고 왕년의 기량을 뽐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이 올스타전에서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활약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올해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마지막 '별들의 잔치'로 주목받았다. 1979년 완공된 잠실체육관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비롯해 농구대잔치, 프로농구 등 수많은 경기를 개최하며 '한국 농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농구 올스타전도 무려 17차례나 치렀다. 그러나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과 맞물려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가 예정돼 작별을 눈앞에 뒀다.
'굿바이 잠실' 콘셉트로 열린 올해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17~18일 양일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은 건 한국 농구 전성기를 책임졌던 감독들의 활약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혹은 2000년대 KBL리그 초창기 시절 전성기를 보냈고, 당시 잠실체육관에서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했던 경험이 있다.
오랜만에 잠실체육관 코트를 밟은 감독들은 18일 본 경기에서 1쿼터 종료 후 이벤트 매치로 3점슛 맞대결을 펼치며 포문을 열었다. 이때 문경은(수원 KT)과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은 3점슛 5개 중 4개를 성공해 8649명 만원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후 KBL 지도자들은 부상 중인 이상민(부산 KCC)을 제외하면 모두 2쿼터 초반 3분 동안 선수들 대신 직접 코트를 누볐다. 팀 브라운의 전희철(서울 SK)은 3점슛을 성공하고, 팀 코니의 김효범(서울 삼성)은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유도훈(안양 정관장)이 자유투를 시도할 땐 올스타 선수들이 방해 공작을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47득점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네이던 나이트(고양 소노) 또한 "2쿼터 초반 감독님들이 나와서 미니 게임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그 외에도 3쿼터에는 김주성(원주 DB)과 문경은이 심판으로 변신하고, 경기 막판에는 양동근과 전희철이 얼굴에 고깔모자를 쓴 후 제자들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인간 아바타' 대결을 펼쳐 흥미를 더했다. 그사이 유도훈은 작전 타임 중 보이그룹 투어스의 '앙탈 챌린지'를 완벽하게 소화해 감독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KBL 관계자는 "10개 구단 사령탑이 벤치에 모두 앉은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전원이 코트에서 뛰는 건 올스타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접근성이 좋은) 잠실이라서 가능한 풍경이 아닐까 싶다"며 "최고참인 유도훈 감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게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언급했다.
2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마지막 잠실 올스타전은 팀 브라운이 팀 코니를 131-109로 크게 이기면서 막을 내렸다. 이선 알바노(DB)는 3점슛 콘테스트, 조준희(삼성)는 덩크 콘테스트, 에디 다니엘(SK)은 올해 신설된 1v1 콘테스트에서 우승해 각각 상금 200만원을 획득했다. 3점슛 9개를 성공한 양준석(창원 LG)은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받았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