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외국인을 주요 소비 주체로 보는 시각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 방문객이나 일시 체류자가 아니라, 안정적인 소득과 소비력을 갖춘 인구 집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 등 관계기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상주인구는 169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임금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 분포를 보면 200만~300만원 구간이 3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비 구조도 뚜렷하다. 총소득 대비 지출 항목은 생활비가 37.3%로 가장 높았고, 국내외 송금이 25.5%, 저축 15.4%, 주거비 11.9%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비와 송금 비중이 높다는 점은 외국인 소비가 일회성이 아니라 일상 기반 소비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광객 증가세도 가파르다. 법무부의 ‘2025년 11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관광통과(B-2)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2025년 11월 누적 기준 801만 889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6% 늘었으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소비 규모 역시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4월 누계 기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46만 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방문객 수와 지출 단가가 동시에 오른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외국인의 체류 편의성과 소비 경험을 개선하는 서비스들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해외송금, 주거, 교통, 배달 등 일상과 맞닿은 영역이 중심이다.
해외송금 분야에서는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 센트비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센트비의 개인용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는 기존 은행 대비 90% 이상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 세계 50개국 이상으로 최소 5분 이내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며, 은행 계좌 송금 외에도 캐시 픽업, 캐시 딜리버리, 모바일 월렛, 카드 송금 등 다양한 수취 방식을 제공한다.
다국어 고객 상담도 외국인 이용자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어와 필리핀 타갈로그어 등 다국어 온·오프라인 상담을 지원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송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뿐 아니라 주재원, 유학생 가족, 장기 해외 여행자까지 이용층이 넓다.
주거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룩홈이 운영하는 글로벌 주거 플랫폼 FOHO는 외국인 주거 계약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언어 장벽과 초기 비용 부담 문제를 전면에 다뤘다. 단순 매물 연결을 넘어 집 찾기부터 계약, 결제, 입주 이후 정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전담 매니저가 배정돼 실시간 번역을 기반으로 임대인과 소통을 돕고, 외국인등록증 관련 행정 절차도 함께 지원한다.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을 위해 월세 카드 결제를 제공하고, 보증금 없는 매물과 등기부 검증으로 계약 리스크를 낮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광객을 겨냥한 교통·배달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전용 택시 호출 앱 ‘타바’는 기존 국내 택시 앱의 인증·결제 장벽을 낮췄다. 외국인이 본국에서 쓰던 전화번호로 인증할 수 있고, 해외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SNS 간편 로그인과 이메일 인증으로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다.
중형·대형·고급 택시 선택 기능과 함께 영어, 중국어(간체·번체), 일본어, 태국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한다. 서울 내 약 200여 개 주요 관광 명소 정보를 제공해 목적지 설정 과정도 단순화했다.
음식 배달 분야에서는 ‘셔틀딜리버리’가 외국인 이용자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지원하며, 중동·아프리카·북미·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과 한식, 비건 메뉴까지 선택 폭을 넓혔다. 위치정보 기술기업 ‘왓쓰리워즈’와 협업해 골목이나 건물 출입구 등 세부 위치 전달 정확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업계에서는 외국인 전용 서비스 확산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제도적 연계와 품질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증, 결제, 행정 절차에서의 편의성 개선이 개별 기업 노력에만 맡겨질 경우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 상주 인구와 관광객이 동시에 늘어난 지금, 외국인 소비 시장은 더 이상 틈새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 송금과 주거, 이동과 식생활까지 이어지는 생활 전반의 변화가 국내 서비스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정책과 시장의 조율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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