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90%, 특정 유전자 하나로 설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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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90%, 특정 유전자 하나로 설명될까

데일리 포스트 2026-01-19 12:13: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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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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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ㅣ알츠하이머병은 오랫동안 원인이 복잡한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여러 유전자와 생활습관,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는 설명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이 인식을 다시 보게 만든다.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구조를 들여다보면, 단 하나의 유전자가 예상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APOE 유전자 변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npj Dementia'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APOE의 영향력이 실제보다 작게 평가돼 왔으며, 알츠하이머병을 이해하는 핵심 축으로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pj Dementia(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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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좌우하는 APOE 유전자

이번 연구의 중심에는 APOE라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는 뇌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APOE에는 세 가지 주요 형태가 있으며, 흔히 2형, 3형, 4형으로 구분된다. 사람은 이 가운데 두 가지를 물려받는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가장 강하게 연결돼 온 것은 4형이었다. 4형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반면 3형은 가장 흔한 형태로, 특별한 위험이 없는 ‘표준형’ 유전자로 취급돼 왔다.

알츠하이머병 위험 유전자별 인구 기여도 추정 결과. APOE 3형과 4형 변이가 전체 환자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pj Dementia(2026)
알츠하이머병 위험 유전자별 인구 기여도 추정 결과. APOE 3형과 4형 변이가 전체 환자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pj Dementia(2026)

연구팀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3형이 위험하지 않아 보였던 이유는, 개별 위험도가 낮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너무 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 한 사람의 위험만 놓고 보면 3형의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인구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45만 명이 넘는 대규모 유전체 자료를 분석해, APOE 유전자 변이가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계산했다. 그 결과, 4형뿐 아니라 3형까지 함께 고려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생의 상당 부분이 APOE 유전자 변이 조합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심은 ‘인구 기여도’다. 3형은 워낙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위험도는 낮더라도 전체 환자군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원인의 약 70~90%가 APOE 유전자 변이의 조합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특정 유전자를 가졌을 때 90% 확률로 병에 걸린다는 뜻이 아니라, 질병 발생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APOE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전자가 곧 운명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APOE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을 결정짓는다는 뜻은 아니다. 가장 위험한 조합으로 알려진 4형을 두 개 가진 경우에도, 평생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유전자는 위험을 높일 수는 있지만, 발병을 확정하는 요소는 아니다.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 역시 중요한 변수다. 심혈관 질환 관리, 운동, 교육 수준, 사회적 활동은 모두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시기와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점에서 이번 연구는 오히려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중심에 APOE 유전자가 있다면, 이 유전자가 작용하는 과정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발병 위험을 낮출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 연구는 뇌에 쌓이는 특정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APOE는 뇌의 지방 대사와 염증 반응, 신경세포 회복 과정 전반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APOE 자체를 새로운 예방과 치료 전략의 핵심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병 이후의 치료뿐 아니라, 발병 이전 위험 관리라는 관점에서도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이번 연구 결과가 개인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미래를 단정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의 목적은 누가 병에 걸릴지를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질환의 구조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 전략의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여전히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질환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질병 발생의 상당 부분이 특정 유전자 변이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 연구팀은 APOE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예방 전략과 치료 연구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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