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만드는 분양가 상한제…“시대 맞도록 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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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청약’ 만드는 분양가 상한제…“시대 맞도록 조정 필요”

이데일리 2026-01-19 05:00:00 신고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배 이상의 시세 차익이 가능한 ‘로또 청약’의 원인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꼽힌다. 과거 실수요자 보호와 주택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 등 시장 왜곡을 만들어 낸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명을 다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분양받은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137㎡A타입에 청약을 넣어 일반공급 1순위로 당첨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는 36억 7840만원. 현재 시세는 약 80억원으로 시세 차익이 2배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래미안 원펜타스뿐만 아니라 청담 르엘·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등 선호 지역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에서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수도권 집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노무현 정부 당시 강남 재건축 중심으로 분양가가 폭등했고 이로 인해 분양가가 시세를 끌어올린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이로 인해 건설사와 조합만 돈을 번다는 것이었다. 이에 노무현 정부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를 더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해 분양가 급등으로 인한 인근 집값 동반 상승을 막고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게 목표로 제도를 시행했다. 당시 분양가는 시세 대비 80%로 분양가 급등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최근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때문에 발생했다. 공급 부족에 따라 주택 가격은 급등했고 분양가는 고정되며 시세 대비 50~60% 수준까지 떨어졌다. 분양가가 주택시장의 기준점 역할이 아닌 오히려 ‘로또 분양’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청약 경쟁은 심화했고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창구라기보단 당첨 여부에 따라 수억원의 차익이 갈리는 추첨 시장으로 변질했다.

이 같은 경쟁에 청약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18만 4107명으로 전년(2648만 5223명)보다 약 30만명 줄어들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0대 청약통장 해지 건수는 지난해 1~7월 34만좌로 전년(28만좌) 동기 대비 6만좌 늘어났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청약통장 해지 건수가 2023년 51만좌에서 지난해 82만좌로 31만좌 늘어났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위축되며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긴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사업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조합원의 분담금이 폭등하며 정비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등장한 것이다. 은마아파트 역시 분양가 상한제 규제 지역에 묶이며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이 차일피일 밀린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근 서울시가 최고 높이와 용적률 완화 등 사업성 개선으로 재건축 사업이 진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집값을 잡을 유일한 해법인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을 가로막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가 청약 경쟁률을 심화시키고 주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며 “지금 공사비 급등으로 누군가에게 개발 이익이 쏠리는 상황도 아닌 만큼 제도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입찰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채권입찰제란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 차익이 예상되면 이를 국민주택채권으로 사들이는 제도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공공분양 당시 도입된 바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시세 차익에 대해서는 채권 입찰제를 도입해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보완이 필요하다”며 “공공은 이 차익을 주거복지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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