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공방 속 엇갈린 진술에 대질 검토했지만 이뤄지진 않아
20일 강선우 첫 소환…전달 경위·제안 여부 등 추궁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경찰이 1억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김경 서울시의원과 관련성을 부인해온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 남모씨를 18일 각각 소환했다.
이날 오후 7시께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한 남씨는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 17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남씨는 '김경 시의원에게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느냐', '돈은 강선우 의원이 직접 받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고 차에 탔다. 오전 10시께 출석한 김 시의원의 조사는 자정까지 끝나지 않았다.
경찰이 두 사람을 같은 날 부른 것은 20일 강 의원 소환을 앞두고 진실 공방을 정리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 시의원은 처음엔 강 의원에 대한 공천헌금 자체를 부인했다가 입장을 바꿔 이를 처음 제안한 게 남씨라고 주장해왔다. 남씨가 '한 장'이라는 액수까지 언급하며 공천헌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씨는 공천헌금이 오갔는지 자체를 모른다고 반박해왔다. 강 의원과 함께 2022년 김 시의원을 만난 적은 있지만 잠시 자리를 비웠고, 이후 강 의원의 지시로 정체 모를 물건을 차에 옮긴 적만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들을 동시 소환해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뤄지지는 않았다. 당사자가 거부했을 수도 있고, 한쪽이 진술을 바꿔 필요성이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과 남씨가 2021년 말 처음 만났을 때 동석했던 민주당 관계자 2명을 조사해 당시 대화 내용을 파악했다.
두 사람을 각각 3차례 조사한 경찰의 시선은 이제 강 의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경찰은 김 시의원이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2022년 4월 당일의 사실관계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갖고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그동안 공천헌금이 오간 것은 김 시의원과 남씨 사이의 일이며 자신은 사후 보고받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김 시의원과 남씨 모두 사건 당일 강 의원이 동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후 보고를 받았다는 기존 입장의 첫 단추부터 다시 해명해야 할 상황이다.
공천헌금 1억원을 즉시 반환했다면 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김 시의원에 대한 공천을 주장했는지도 경찰의 추궁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김 시의원과 남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강 의원에 대한 질문지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세 명 모두 처벌을 면하거나 수위를 낮추기 위해 각자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와 실체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 의원은 뇌물 수수를 인정한다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른 중죄가 예상된다. 공천과 관련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남씨도 불법 자금을 요구·전달한 중간책 역할이 인정되면 공범 처벌이 가능하다.
김 시의원은 경찰 수사 직후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해 증거 인멸 정황을 노출한 뒤 11일 만에 귀국했다. 체류 도중 '자수'하고 적극 진술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강 의원 주장에 맞춰 입장을 계속 바꿨다. 돈 전달을 부인하고 공천 대가성도 부인했다.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녹취록이 보도됐을 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적 없다"고 했다가, 강 의원이 수수 사실은 인정하되 반환했다고 하자 "1억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고 했다. 이후 "강 의원 측이 먼저 요구했다"며 소극적으로 응했다는 입장이다.
남씨나 김 시의원의 경우 경찰 수사에 협조할 경우 참작될 여지가 있다는 계산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 시의원은 강 의원과 관련해 적극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 구속 수사를 면하고 향후 재판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왜 도주 의혹을 무릅쓰면서 돌연 미국에 갔다가 돌아왔는지, 이 시기에 입장을 선회해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를 제출했는데 그 사이에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의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은 해명하지 않아 의문으로 남아있다.
부동산만 7채에 이르는 자산가인 그는 국회의원들을 후원하면서 비례대표로 지방정치에 진입했다. 강서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지역을 옮겨 영등포구청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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