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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4일 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단행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3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수차례 공언해 왔으나, 최종적으로는 일부 품목에 한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번 조치는 D램, HBM, GPU, 컴퓨터 서버 등 특정 제품군에 집중됐으며, 미국 내 데이터센터 운영이나 연구개발(R&D)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관세가 면제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러한 예외 조항 덕분에 우리나라 반도체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조치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의 눈은 의약품으로 쏠리고 있다. 제약 분야 전문지 엔드포인츠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의약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체결된 합의문(LOA) 템플릿에서 ‘조사 중’(is conducting)이라는 문구가 ‘조사를 수행했다’(has conducted)로 변경된 것이 결정적인 근거로 제시됐다.
법적 조사 기간이 최장 9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4월 시작된 조사는 이미 12월 말 종료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언제든 공식적인 관세 조치가 발표될 수 있는 ‘초읽기’ 상태에 들어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언급해 왔으나, 실제로는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약가 인하’와 ‘미국 내 투자 확대’를 끌어내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16개 주요 글로벌 제약사가 이 조건에 합의하며 3년간 관세를 면제받기로 하는 합의문을 체결했다.
지난 15일 체결된 미국-대만 무역협정에서도 주목할 점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과 그 성분에 대해 0% 상호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 내 물가 안정과 필수의약품 수급을 위해 제네릭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제 관심은 한국의 주력 분야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와 ‘위탁생산’(CMO)에 쏠리고 있다. 제네릭은 제외가 확실시되지만, 바이오시밀러가 브랜드 의약품군에 묶여 관세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미국 소재 기업이나 관세 면제를 받은 제약사가 한국에 맡긴 위탁생산 물량에 대한 적용 여부도 공식 발표 이후에나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반도체 관세율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의약품 역시 100%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관세 적용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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