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구형'에 웃는 윤석열 심리는? '가짜 정의' 버려야 극우 재부상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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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구형'에 웃는 윤석열 심리는? '가짜 정의' 버려야 극우 재부상 막는다

프레시안 2026-01-17 09:00: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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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正義)는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이익과 화합을 지향하는 것이죠.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 외쳐지는 정의는 '나만을 위한 정의'로 변질되었습니다. 그 상징적인 단어가 바로 '공정'입니다.

현재의 공정 담론은 사회의 부정의한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아닙니다. 승자독식의 게임인 '오징어 게임' 자체는 인정하되, 그 안에서 내가 불이익을 받지 않게 규칙만 잘 지키라는 것이죠. 이것은 정의라기보다 개인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에 가깝습니다. 이런 개인주의적 정의에 매몰되면 공동체의 진짜 정의를 실현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프레시안(이명선)

나만을 위한 가짜 정의, '공정'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의 신간 <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나>(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펴냄)에서 규정하는 대표적인 '가짜 정의'는 바로 '공정'이다. 김 소장은 이해를 돕기 위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통해 설명했다. 주인공 성기훈은 시즌1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아 우승해 막대한 부를 거머쥐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시즌2에서 이 비인간적인 게임 자체를 폐지하기 위해 다시 참가했다. 그는 게임 참가자들에게 상금을 다같이 나누고 게임을 폐지하자고 외치지만, 정작 다른 참가자들은 거액의 상금에 눈이 멀어 게임 자체의 부정의함 보다는 '규칙의 공정성'에 집착한다. 게임 도중 태어난 갓난아기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지자, 다른 이들은 "우리는 능력을 증명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저 아기는 왜 그냥 끼워주느냐"며 분노를 터뜨리고 아기를 죽이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가짜 정의의 본질입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약육강식의 판 자체를 엎으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내 이익을 지키기 위한 '능력주의적 공정'에 매몰된 것이죠. 결국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모두가 죽고 황폐해지는 공멸뿐입니다."

윤석열 "사형" 구형 받고도 웃은 이유는...

'공정'과 '능력주의'를 등에 업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이가 윤석열이다. 김 소장은 윤석열을 "힘을 과도하게 숭상하고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성격"이라면서 그에게 정치는 협상이나 대화가 아닌, 상대를 '조지는' 폭압의 과정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윤석열 내란을 개인의 일탈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검찰 독재'만으로는 정권 유지가 힘들어지자 극우의 오랜 정치 기술인 국가보안법과 군대를 다시 동원하게 된 것이 12.3 불법 계엄이다.

"한국의 극우세력이 이제껏 한국을 지배해왔던 수단이 뭔가요? 그들이 능력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서 오랫동안 한국의 지배층으로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힘의 원동력을 저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라고 봅니다. 국가보안법과 군대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권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적을 만들었어요. 빨갱이, 좌경세력, 종북세력이라고 비난하고 단죄를 하다가 윤석열에 이르러서는 반국가세력이라고 불렀습니다.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행위가 없어도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적으로 만들고 죄를 덮어씌운 다음에 사회적 불안을 조성한 뒤 이걸 명분 삼아 군대를 일으켜 쿠데타를 했죠. 박정희의 5.16 쿠데타, 전두환의 12.12 쿠데타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민주화를 통해 이제 극우에게 유일하게 남은 권력 수단이 검찰이었습니다. 윤석열의 검찰 독재가 이런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윤석열이 사형 구형 앞에서도 웃음을 보인 모습도 내란이 독단적 행동을 넘어선 극우의 집단적 기획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김 소장은 내란 재판에 임하는 윤석열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 "현실 인지 능력이 결여된 상태이며, 여전히 건재한 김건희 세력(극우 세력)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헛된 희망에 매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는가>, 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펴냄.ⓒ갈매나무

'혐오'가 기승을 부리는 '약육강식'의 한국 사회

윤석열은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며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한 숭상은 여전하다. '공정 이데올로기'의 문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한다는데 있다. 한국 사회는 여기서 더 나아가 '혐오'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혐오라는 감정은 강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한동훈이 윤석열을 만났을 때 느끼는 건 혐오가 아니라 공포, 두려움이죠. 한국사회가 혐오에 취약한 건 기본적으로 약육강식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가진 것을 기반으로 강, 약으로 나누는 사회는 약자에 대한 혐오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 약자가 내 밥그릇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면 100퍼센트 혐오가 나오죠. 한국에서 여성, 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가 이런 거죠. 한국사회가 혐오에 취약한 이유는 약육강식의 사회이고, 생존불안이 극심한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김 소장은 또 한국인이 '가짜 정의', '가짜 자존감', '가짜 사랑', '가짜 행복' 등 왜 심리적으로 '가짜'에 취약해졌는지 주목한다. 그는 한국을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한 사회"로 규정한다. 자기가 원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기보다는, 돈과 평판을 위해 부모가 원하는 의대에 가고, 생존을 위해 스트레스를 견디며 검사와 판사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간의 욕망은 건전함을 잃고 병적으로 변한다. 행복의 본질인 '관계와 공동체'를 포기한 채 오로지 돈만 쫓게 되는 것이다. 김 소장은 "한국인은 본래 '우리'가 되었을 때 가장 행복을 느끼는 '우리주의자'들인데, 평등이라는 전제가 깨지면서 '우리'가 파괴되자 세계에서 가장 예민하게 정의와 평등을 갈망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리학자가 말하는 '기본소득', 다시 '우리'로 돌아가는 길

김 소장은 한국 사회의 <오징어 게임>을 멈출 해결책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양심과 정의를 선택할 자유'를 주는 심리적 안전장치다.

"한국인이 갑질을 참고 부정의에 침묵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밥줄이 끊길까 봐 무섭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은 '잘려도 굶어 죽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확신을 줍니다. 그 확신이 생길 때 인간은 비로소 존엄을 지키며 부당한 권력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는 사람들이 돈을 주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등 '기본소득 반대론'에 대해 "인간을 배부르면 잠만 자는 개돼지로 보는 모독"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생존 불안이 사라진 인간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창조적인 일에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 심리학적 결론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윤석열 비상계엄을 막아섰던 광장에서 시민들이 음식을 나누고 함께 쓰레기를 치우며 느꼈던 환희와 충만감,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본성인 '우리주의'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국가적 위기입니다. 내란 세력은 여전히 살아있고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사리사욕을 버리고 '불평등 해결'이라는 근본적인 과제에 매진해야 합니다. 만약 이번에도 개혁에 실패한다면 대중은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질 것이고, 그 틈을 타 극우 세력이 독버섯처럼 다시 자라날 것입니다.

우리는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쓰레기를 치우며 '우리'가 되었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 체험했습니다.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공동체적 회복 탄력성이 가장 높은 민족입니다. 나만의 정의를 넘어 '우리 모두의 정의'를 위해 관심을 가질 때, 우리는 다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사형 구형' 받고도 웃음 터진 윤석열, 도대체 무슨 심리? ㅣ 김태형 심리학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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