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벡 감귤 / 뉴스1 자료사진
한 입 베어 문 순간 입안 가득 터지는 달콤함이 일반 감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귤 중에서도 유독 귀한 대접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귤이 있다. 바로 명품 감귤로 불리는 ‘타이벡 감귤’이다. 귤이라고 다 같은 귤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하듯 타이벡 감귤은 압도적인 당도와 선명한 빛깔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언젠가부터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은 타이벡 감귤에 대해 알아봤다.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타이벡 감귤은 품종 이름이 아니다. 특정한 재배 방식을 일컫는 명칭이다. 타이벡은 미국 듀폰사가 개발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섬유다. 물은 흡수하지 않고 공기만 통과시키는 특수 소재다.
감귤 농가는 하얀색 타이벡 시트를 감귤 나무 아래 토양에 빈틈없이 깔아 재배를 진행한다. 이 방식은 크게 두 가지 과학적 효과를 가져온다. 첫째는 철저한 수분 조절이다. 감귤은 수확기에 수분 섭취가 적을수록 당도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타이벡 시트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무가 물을 과하게 흡수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렇게 수분 스트레스를 받은 감귤은 과육 내 당분을 농축하며 맛이 깊어진다. 둘째는 반사광 효과다. 하얀 시트가 마치 반사판처럼 햇빛을 반사해 나무 아래쪽과 속가지에 달린 열매까지 충분한 빛을 전달한다.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해 열매 전체가 고르게 익고 당도가 상향 평준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재배 방식 덕분에 타이벡 감귤의 당도는 일반 감귤보다 월등히 높다. 보통 일반 노지 감귤의 당도가 9~10브릭스(Brix) 안팎인 데 반해 타이벡 감귤은 12브릭스 이상을 유지한다. 14~15브릭스에 달하는 것도 있다. 산도는 낮고 당도는 높아 ‘설탕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달콤한 풍미를 자랑한다. 껍질이 얇고 과육이 탄탄한 것도 특징이다. 반사광을 충분히 받고 자라 껍질의 색깔이 진한 주황빛으로 선명해 외관상으로도 상품성이 매우 뛰어나다.
타이벡 감귤 / 뉴스1 자료사진
뛰어난 품질만큼이나 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다. 시장 가격을 살펴보면 타이벡 감귤은 일반 노지 감귤보다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으나 재배 과정에 투입되는 비용과 노동력을 고려하면 그 원인이 명확해진다. 우선 타이벡 시트 자체의 단가가 매우 높다. 대규모 과수원에 시트를 설치하는 비용은 농가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된다. 또한 시트 설치 과정에서 상당한 인건비가 발생하며, 수확 후에도 시트를 걷어내고 관리해야 하는 등 많은 손길이 필요한 정밀 농법이 요구된다.
단순히 자재 비용뿐만 아니라 관리의 난이도 역시 몸값을 올리는 주요인이다. 토양에 시트를 깔아두면 공기 순환에 제약이 생겨 나무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물을 인위적으로 차단하기에 극심한 가뭄 시기에는 오히려 적절한 관수 조절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세심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나무가 고사하거나 열매 크기가 상품성이 없을 정도로 작아질 위험이 크다. 결국 타이벡 감귤의 높은 가격은 고가의 자재비, 집중적인 인건비, 그리고 고도의 재배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타이벡이라는 명칭 자체가 품질을 보증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귤을 찾기보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맛과 품질이 보장된 타이벡 감귤을 선택하는 소비 경향을 갈수록 보이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관리 공정이 까다롭지만 맛의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타이벡 감귤의 핵심적인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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