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정작 한국을 찾거나 K-콘텐츠를 즐기려는 글로벌 팬들은 여전히 '결제'라는 높은 벽에 부딪힌다. 복잡한 본인 인증과 환전 수수료, 국가별로 상이한 결제 시스템은 팬심을 위축시키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파고든 핀테크 스타트업 아이오로라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 고도화에 나서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아이오로라는 외국인 전용 디지털 원화 지갑 ‘나마네(NAMANE)’ 카드로 이미 업계 내 입지를 다졌다. 별도의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발급받을 수 있는 미기명 선불 카드 구조는 한국 금융 시스템에 낯선 외국인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글로벌 페이먼트 거물인 알리페이플러스(Alipay+)와의 네트워크 연동은 나마네 카드를 단순한 선불 카드를 넘어 온·오프라인을 잇는 통합 결제 수단으로 격상시켰다.
아이오로라가 새롭게 던진 승부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최근 글로벌 결제 시장이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대신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정확히 읽어냈다.
아이오로라의 전략은 명확하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원화 선불금을 충전하는 구조를 구축해, 글로벌 팬들이 자국 통화나 금융 시스템의 제약 없이 즉각적으로 K-컬처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결제 수단을 추가하는 차원을 넘어, 국경 간 자금 이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장영수 아이오로라 대표는 "통화나 결제 환경 차이 때문에 팬들이 콘텐츠 소비를 중단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실험적인 시도에 그치지 않고 팬덤의 결제 경험을 현실적으로 확장하는 인프라 고고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오로라의 강점은 '결제'라는 숫자 데이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울 동대문의 팬덤 거점 '스탠바이서울(STAN by Seoul)'을 통해 오프라인 접점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진행된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전시회 'City of Sense' 사례처럼 티켓 예매부터 굿즈 예약, 현장 운영까지 금융과 운영을 결합한 통합 모델을 성공적으로 입증해냈다.
이미 하이브(HYBE), YG PLUS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팬덤 소비 데이터는 아이오로라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이를 스테이블코인 기반 충전 구조와 결합한다면 'K-컬처 팬덤 금융의 표준'이라는 목표도 허황된 꿈은 아니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인프라에 전면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며, 보안 사고나 가치 유지에 대한 사용자 신뢰를 어떻게 담보할지가 관점이다. 또한 기존 대형 카드사나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팬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아이오로라만의 독점적인 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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