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주차 습관 하나가 변속기와 브레이크를 조용히 망가뜨리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보편화되면서, 이전의 운전 습관이 오히려 차량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기계식 파킹 브레이크를 쓰는 방식에 익숙하다. 차량을 멈춘 뒤 변속 레버를 파킹(P)에 넣고, 필요하다고 느끼면 파킹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순서는 현대 차량이 의존하는 변속기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시스템에 불필요한 하중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로에서 파킹에 넣는 순간, 변속기 내부의 ‘파킹 폴(Parking Pawl)’이라는 작은 금속 부품이 작동해 출력축을 고정한다. 문제는 이 부품이 차량 전체 무게를 버티도록 설계된 구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차량 하중이 파킹 폴 하나에 집중되면 금속 응력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변속 레버가 파킹에서 잘 빠지지 않거나 내부 부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까지 더해지면 부담은 더 커진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뒷바퀴 캘리퍼에 장착된 소형 전기 모터가 패드를 조여 차량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미 변속기에 하중이 실린 상태에서 작동할 경우, 액추에이터는 차량 무게와 맞서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모터에 과부하가 걸리고, 결국 고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액추에이터 고장은 경고등 점등, 브레이크 해제 불가, 타는 냄새 등으로 나타나며, 최악의 경우 견인차를 불러야 한다. 수리 과정도 간단하지 않다. 전용 진단 장비와 보정 절차가 필요하고, 양쪽 뒷브레이크 유닛을 함께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수리비는 쉽게 수백만 원대로 올라간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주차 시 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먼저 파킹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고, 그다음 변속 레버를 파킹에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차량 하중은 브레이크가 담당하고, 변속기의 파킹 폴에는 부담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역시 설계된 범위 내에서 작동해 수명을 지킬 수 있다.
출발할 때는 이 과정을 거꾸로 따르면 된다. 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파킹을 해제하고, 파킹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하면 된다. 주차와 출발 시 단 몇 초의 작은 습관이 비싼 수리비를 예방해 줄 수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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