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단순한 외형 문제를 넘어 암 발생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을 5~10%만 줄여도 암 예방 효과가 크며, 최근 주목받는 비만치료제보다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만, 7대 암 발생 위험 높여
국제암연구소(IARC)와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대장암,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자궁내막암, 간암, 췌장암, 신장암, 식도 선암의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난소암, 전립선암, 담낭암과도 연관성이 있다.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는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라 대사·호르몬·면역 기능의 변화를 통해 암 발생과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만성염증이 생겨 세포가 손상되고, 손상된 세포의 과도한 증식과 함께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인슐린 관련 성장신호가 과활성화되면서 세포가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많이 생성돼 유방암·자궁내막암 위험이 높아진다.
◆5~10% 체중감량, 암 예방 효과 확인
효과적인 암 예방을 위해 극단적인 체중감량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체중의 5~10%만 줄여도 대사와 호르몬 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폐경 후 여성 유방암 발생 위험 감소
체중을 이 정도만 줄여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좋아지고 만성 염증반응이 줄어든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 균형이 회복돼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체중을 5~10%만 줄여도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고, 이는 유방암 발생 위험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비만치료제, 생활습관 개선 없인 한계
최근 뛰어난 효과의 비만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현존하는 모든 비만치료제는 일정 체중감소 이후 더 이상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 정체구간이 있으며, 약물 중단 시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만치료제에만 의존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체중을 감량할 경우 영양결핍,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결과 비만치료제 투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빠르게 원상복귀되고, 체중감량 이전보다 대사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균형 잡힌 저열량 식사와 꾸준한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중 1kg당 단백질 1~1.5g 섭취 권장
효과적인 체중 관리를 위한 식이조절 방법도 제시됐다.
근손실을 막기 위해 체중 1kg당 하루 1~1.5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초저열량식(여성 800kcal/일, 남성 1,000kcal/일 미만)은 영양결핍이 쉽게 초래되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하루 세 끼를 먹되 매 끼니마다 미량원소와 비타민,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또한 생활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매끼니 반 공기 정도의 잡곡밥을 먹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매끼니 한 덩이의 단백질(계란, 생선, 닭고기 등)과 약간의 지방을 섭취하도록 권한다.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 필요
운동도 비만 관리의 핵심 요소다.
중강도(숨이 차고 땀이 나는 정도) 이상의 운동을 주 150분 이상, 근력운동을 주 2회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개인의 운동능력, 통증 정도, 선호도에 맞춰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운동은 기분을 환기하고 근감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단기간 체중감량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며 “특히 30~40대 남성과 고령 여성은 비만율이 높은 만큼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 비만 증가, 한국도 예외 아냐
전 세계적으로 비만율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비만율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비만은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체중 및 비만 비율(36.5%)은 OECD 평균(56.4%)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26.0%)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하지만 생활습관 변화와 서구화된 식단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맞춤형 건강관리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개인 노력과 사회적 지원도 필요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비만 치료제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체중 조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의 선행질환으로, 비만 관련 인식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통계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은 지역사회건강조사,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을 통해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의 근거 생산을 강화하는 한편, 일선 보건소에서 근거기반 보건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성질환 전문인력 교육과 지역 보건 우수사례 발굴·확산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만과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식품 접근성 향상, 운동시설 확충, 건강검진 강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식이조절>식이조절>
하루 세 끼 규칙적으로 섭취
체중 1kg당 단백질 1~1.5g 섭취
매 끼니 충분한 채소 섭취
잡곡밥 반 공기 정도 섭취
초저열량식은 피할 것
<운동>운동>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
주 2회 이상 근력운동
개인 맞춤형 운동 선택
꾸준한 실천이 핵심
출처: 질병관리청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 2025년 10월호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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