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도 막혔다"… 고난도 펀드 판매 중단에 갇힌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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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도 막혔다"… 고난도 펀드 판매 중단에 갇힌 개미들

아주경제 2026-01-14 18:11:01 신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자자 A씨는 코스피 하락을 예상하고 지난해부터 인버스 펀드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손실폭이 커지자 평균매수단가를 낮추기 위해 '물타기'를 시도했으나 증권사로부터 해당 펀드는 기존 고객의 추가 매수가 중단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미 손실폭이 60%를 넘어선 A씨는 하소연을 했다. "손절 아니면 그냥 보고만 있으라는 거냐. 내 돈으로 내 평단 관리하겠다는데 왜 막느냐." 결국 A씨는 다른 증권사로 투자상품을 이관했다. 

레버리지·인버스 펀드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판매 중단 조치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따라 판매사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지만, 기존 투자자에 대한 출구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지침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투자 적합성·적정성 평가를 강화하고 판매 과정의 녹취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규제의 문턱을 높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이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난도 펀드의 신규 고객 대상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추가 매수까지 중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들이 시장에 대응해 투자상품을 운용할 선택의 폭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고객의 추가 매수를 중단한 증권사들 대부분은 한 달 전에 그 사실을 고지했다. 이미 손실폭이 컸던 투자자들의 경우 상품을 정리하기에 짧은 기간이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시작된 조치가 오히려 기존 투자자의 손발을 묶어 손실을 강요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일관된 지시가 아닌 증권사들의 자율적인 방침이다 보니 각 증권사마다 내용이 다르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특정 고난도 펀드 상품에 대해 어느 증권사는 신규 고객만 받지 않는 반면, 다른 증권사는 기존 고객의 추가 매수까지 막아놓은 상황이다. 몇몇 증권사들은 고난도 펀드에 대한 판매중단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판매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증권사마다 '재개 계획이 없다', '일시 중단 조치일 뿐이다' 등 다른 답변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공모펀드가 ETF에 밀려 소외되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 있는 투자자들마저 '2등 투자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원금의 20%를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가격 결정 방식이나 손익 구조를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금융상품을 말한다. 2019년 DLF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주로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 투자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ETF는 이 기준에서 제외된다. 

인버스 ETF와 인버스 펀드는 실질적으로 똑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인데도 인버스 ETF 투자자는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며 평단가를 관리할 수 있는데 공모펀드 가입자만 시장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 입장에서 봤을 때 고난도 펀드는 판매 규모는 크지 않은 반면 판매 승인을 받기까지 절차도 복잡하고 책임만 강화되고 있다"며 "ETF라는 대안 상품이 있는데 고난도 펀드의 판매를 재개하거나 확대해서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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