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투자자 무대에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 기반 위에 신약 파이프라인과 미국 생산 인프라를 결합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 발표에서 신약과 차세대 바이오시밀러를 아우르는 파이프라인 로드맵과 미국 생산시설 경쟁력을 공개했다. 서진석 대표는 이 자리에서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기업으로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축적된 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셀트리온이 소개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ADC(항체-약물 접합체), 다중항체, FcRn(태아 Fc 수용체) 억제제, 비만 치료제 등 총 16개다. 이 가운데 ADC 후보물질 CT-P70·CT-P71·CT-P73과 다중항체 CT-P72는 이미 임상 1상에 진입했으며, 주요 결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차례대로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CT-P70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개발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CT-P71, CT-P72, CT-P73 등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ADC 후보물질 CT-P74와 FcRn 억제제 CT-P77은 내년 초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총 12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해 IND를 제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CT-G32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4중 작용제 방식으로 개발 중인 CT-G32는 개인 간 치료 효과 편차와 근 손실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을 차별화 목표로, 내년 하반기 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서 대표는 “자체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바이오텍과의 협력을 병행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신약 개발 기업으로서 셀트리온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시 여전히 성장의 한 축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시작으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까지 성과를 확장, 자가면역·항암·골질환·안질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 수를 2030년 18개, 2038년 41개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에 공략 가능한 글로벌 시장 규모는 4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인프라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혁재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소개, 해당 거점을 글로벌 종합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핵심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6만6000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9만9000리터, 2030년까지 13만2000리터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까지 구축해 미국 내 엔드투엔드 공급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수석부사장은 “미국 생산시설은 셀트리온 제품 공급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수익 창출 거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현지 바이오 클러스터와 연계한 글로벌 R&D 센터를 조성해 인재 확보와 개발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 서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부담 완화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해 “핵심은 개발 속도와 실행력”이라며 “R&D부터 제조, 유통까지 전 밸류체인을 내부화한 기업만이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고, 셀트리온은 이에 가장 적합한 플레이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약 파이프라인과 관련해서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가속 승인에 따라 2030년부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투자자 무대에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기반의 안정성과 신약·미국 생산 인프라를 결합한 성장성을 동시에 부각, 장기 전략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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