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처럼 보이는 이민성호 축구, 사실 ‘철학 부재’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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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처럼 보이는 이민성호 축구, 사실 ‘철학 부재’가 문제다

풋볼리스트 2026-01-14 10:49:37 신고

우즈베키스탄전 패배 후 U23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우즈베키스탄전 패배 후 U23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K리그 일부 관계자는 세계적 추세인 고강도 축구를 한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저강도 축구는 이민성 호의 경기운영 양상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13(한국시간) 오후 830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흐드 스타디움에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3차전을 가진 대한민국이 우즈베키스탄에 0-2로 패배했다.

한국은 111패로 승점 4점에 머물렀지만 운이 따르며 생존했다. 다른 구장에서 이란이 레바논을 잡아냈다면 한국이 탈락할 상황이었지만, 뜻밖에 레바논이 페널티킥 골로 이란에 승리를 거두는 이변이 발생했다. 결국 최종순위는 우즈베키스탄 1(21), 한국 2, 레바논 3, 이란 4위다. 한국이 8강에 올랐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차이점으로 가장 눈에 띈 건 한국 선수들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수비할 때 몸싸움 강도가 약했다. 속도를 붙여 부딪치는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몸싸움에서 승리하고 반칙이 불리지 않으면서 한국의 첫 실점 빌미가 됐다. 공격할 때도 적극적인 드리블 시도나, 몸싸움을 통해 공을 따낼 만한 위치에 경합을 붙이는 시도가 좀처럼 없었다. 천천히 공을 돌리면서 빌드업하다 상대가 실수해주지 않으면 뒤로 돌리는 식으로 공격했다.

이번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K리그에서 1군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완전한 주전 선수도 있고, 로테이션급인 선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K리그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다. 한국 축구 전반적으로 경합 강도가 세계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황이 U23 선수들에게는 아예 습관처럼 배어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한동안 한국은 투지와 강한 몸싸움으로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나라였지만, 정신력 같은 포괄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걸 더 세분화한 축구 능력으로 분석하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축구의 방향성을 고민해 온 나라들은 정신력 중에서도 자신들에게 부족한 것이 뭔지 파악하고 보완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최근 한국이 연령을 가리지 않고 일본에 자꾸 지는 것 역시 경합 강도가 유독 약하기 때문이었다. 몸싸움 할 때 달려와 부딪치는 강도, 공격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적극성 등에서 일본 선수들이 더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추상적으로 투지가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더 빠르게 판단하고 한 발 먼저 시행하는 실력의 차원이다.

독일 2, 3부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내다 나중에 K리거가 된 최경록(광주)은 훈련 분위기의 차이를 단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일단 가서 부딪치고 본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훈련에서 조심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오히려 훈련에서 가장 강한 강도로 경합해야 부상도 덜 당한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잘 나가는 팀들의 공통점이다. 베트남은 타고난 체격의 열세를 더 강한 강도의 경합으로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개최국 사우디를 꺾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우승후보 일본, 우즈베키스탄 모두 경기 내내 뛰어다니는 건 아니지만 필요할 때의 경합은 확실하게 한다. 중동 팀 중에서도 경합 강도를 높여 기대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시리아는 약체라는 평가를 뚫고 111패를 따냈으나 운이 따르지 않아 8강 진출에 실패했는데, 시리아의 경기에서 소위 침대축구는 전혀 볼 수 없었다. 경기 템포가 한국보다 훨씬 빨랐다.

이처럼 많은 나라들이 경합강도를 높이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유럽 정상에 오른 파리생제르맹(PSG)은 맹렬한 압박의 유행을 대표하는 팀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고강도 질주가 최근 5시즌 동안 26% 증가했다. 요즘은 전속력 질주를 반복할 수 있는 체력과 회복력, 그리고 필요할 때 단호하게 뛰는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시대다. 이 축구가 U23 아시안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강팀 한국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민성 남자 U23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민성 남자 U23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이민성 감독이 선호하는 전면 압박 축구를 할 때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전처럼 차분한 운영을 시작하면, 팀 전체의 에너지가 뚝 떨어진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올라오지 않는 단점을 노출했다. 전술적으로 수비라인을 내리고 경기하더라도 공이 빈 공간에 떨어지면 루즈볼 다툼을 전속력으로 해야 하는데, 이 점에 유독 약하다. 또한 실점을 내준 뒤 경기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기어를 바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 멤버들의 마음가짐을 질타하는 것으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선수들의 몸에 밴 저강도가 어디서 왔는지 분석해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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