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삼겹살 100g당 평균 가격은 2642원으로 전년보다 5.7% 올랐다. 삼겹살뿐만 아니라 목심(2453원), 갈비(1493원), 앞다리살(1509원)을 포함해 돼지고기 전 부위에서 가격 오름세가 확인됐다.
밥상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고기 사기가 겁나는 시기에 '오리고기'는 좋은 대안이 된다. 오리가슴살 500g은 1만 원 안팎으로 살 수 있어 돼지고기보다 가격 조건이 좋지만, 조리법을 잘 몰라 구매를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부터 돼지고기와 맛이 비슷하면서도 몸속 노폐물을 줄여주는 오리고기에 대해 소개한다.
닭보다는 돼지에 가까운 '붉은 살'의 비밀
오리는 닭과 같은 가금류에 속하지만 고기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거의 날지 않는 닭은 근육 속에 산소를 저장하여 살을 붉게 만드는 '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 수치가 낮아 하얀 살을 띤다. 반면 물에서 수영을 하고 힘차게 날개를 움직이는 오리는 이 단백질과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살색이 진하고 붉다.
이러한 신체적 차이 덕분에 오리는 닭보다 돼지고기와 비슷한 맛과 씹는 느낌을 준다. 40여 년 전 오리가 처음 시장에 보급되었을 때 가슴살을 얇게 썰어 구워 먹는 방식이 강조되었던 것도 삼겹살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오리는 닭의 담백함보다는 돼지고기의 진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선택이다. 근육의 힘이 강한 오리는 씹는 맛이 단단하면서도 굽고 나면 고소한 풍미가 강해져 구이용으로 손색이 없다.
몸을 맑게 하는 성분과 풍부한 영양소
오리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 구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해 반드시 음식으로 먹어야 하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A, 여러 무기질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어 몸의 기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오리 기름에 많이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의 피가 흐르는 길을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고기 기름은 몸 상태 유지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지만, 오리의 지방은 상온에서도 굳지 않는 액체 형태를 유지하며 체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돕는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기름이 몸속에서 딱딱하게 굳어 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오리는 육류를 즐기면서도 신체 신진대사 상태를 관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속 있는 식재료로 꼽힌다. 비타민 성분 역시 소고기나 닭고기보다 많아 몸의 피로를 덜어내는 데도 보탬이 된다.
지방층을 잘 녹여 맛을 높이는 조리 비결
오리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미리 썰어서 굽는 대신 통째로 구워야 한다. 오리는 닭보다 껍질과 지방층이 두껍기 때문에 이 지방을 얼마나 잘 녹여내느냐가 전체적인 맛을 정한다. 통오리 가슴살 껍질에 2cm 간격으로 격자 모양 칼집을 낸 뒤 소금을 뿌려 4~6시간 정도 차갑게 두면 간이 속까지 고르게 스며든다.
조리할 때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차가운 팬에 껍질이 아래로 가도록 올려 중간 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팬의 온도가 서서히 오르면서 껍질 속 지방이 기름으로 변해 빠져나오면 껍질은 과자처럼 바삭해지고 살점은 육즙을 머금어 촉촉해진다. 지방이 충분히 빠져나왔을 때 고기를 뒤집어 반대면도 익힌다.
고기 안쪽 온도가 '미디엄 레어'(가운데가 분홍빛인 상태)일 때 불에서 내려 10분간 그대로 두었다가 썰어야 한다. 이 과정을 레스팅이라고 하는데, 고기 속의 수분이 전체로 고르게 퍼지게 하여 씹었을 때 육즙이 가득한 최상의 상태를 만든다. 오렌지나 체리처럼 신맛이 나는 과일 잼을 함께 먹으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맛이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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