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수원역 앞, 오래된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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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수원역 앞, 오래된 골목

경기일보 2026-01-13 18:46: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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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깃줄이 거미줄처럼 엉킨 남루한 골목길을 걷는다. 어둡고 눅눅하고 한적한 길은 나의 정체성을 반추해 보는 조용한 피난처다. 삶이 엉켜 복잡하고 난해할 때가 있다.

 

콜카타의 슬럼가같이 비루한 정적. 이곳의 바로 옆 골목은 젊은이들로 북적대고 휘황해 대비를 이룬다. 삶이 지루한 매너리즘에 빠질 때 지난한 시절의 도돌이표 같은 원점으로 돌아가 본다.

 

새해 돋더니 벌써 열흘이 지났다. 망설임 없이 치닫는 시간과의 무모한 대척, 쉼 없이 놓쳐 버린 세월이다. 바야흐로 농가월령가는 농사를 준비하고 학교엔 졸업 시즌이 끝났지만 문화센터엔 새 분기가 시작됐다. 두려움이 아닌 설렘과 기대로 나의 어반스케치 교실에 들어선 신입생들, 토끼 눈을 뜨고 동그랗게 응시한다. 새해에도 멋진 이야기가 스케치북에 채워져야 할 텐데. 한 해의 전개가 궁금하다.

 

세한도의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 어려울 때도 변치 않는 지조와 인격이 필요한’, ‘세한평안(歲寒平安): 한겨울 지나 봄 오듯’. 시련과 고난을 지나는 것은 모두 이맘때의 풍경이다. 지금이 최고인 고단한 오늘을 위로하자. 수묵담채 같고 무반주 첼로의 잔향 같은 묵음(黙吟)을 듣는다.

 

“물먹는 소 목덜미에/할머니 손이 얹혀졌다/이 하루도/함께 지났다고/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서로 적막하다고.” -‘묵화(黙畵)’ 김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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