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대전세종충남지역(충남권) 노동시장은 도시권의 구직난과 농어촌·산업단지의 구인난이 공존하는 구조적 불균형을 보이면서 지역 노동시장 내 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이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역 단위의 획일적 정책보다는 직종 특성을 고려한 다층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경제조사팀 이지현 과장이 작성해 13일 발표한 ‘대전세종충남지역의 노동시장 특징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권 도시지역은 고학력 청년층 중심의 만성적 구직난이 지속되고 있으며 농어촌 및 산업단지는 고령화 및 상대적으로 취약한 근로여건 등으로 구조적 인력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이중적 구조는 동일 지역 내에서도 직종에 따라 동시에 관찰된다. 대전·세종의 경우 사무·전문직 및 관련 산업의 비중이 높은 반면 충남북부는 기능·기계조작·조립직의 비중이, 충남남부는 농림어업과 단순노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보면 우선 일자리 미스매치가 지역보다는 직종별 일자리 특성과 인력 공급 여건에 의해 발생한다. 대전의 경우 전 직종에서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만성형 구직난이 지속된 반면 세종은 직종별로 다양한 노동시장 수급 유형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충남의 경우 농림어업직은 인력 공급 기반 약화로 심화형 구인난이 두드러졌으며 서비스·판매직은 경기 흐름에 따라 구직난이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능·생산직은 경기 국면에 따라 구인난이 확대·조정되는 특징을 나타냈다.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가운데 직종별 수급 구조의 차이로 인해 구인난은 더욱 심화되고 구직난은 고착화되는 경향도 보인다. 만성형 구직난은 전반적으로 낮은 긴장도 수준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변동형 구직난의 경우 2022년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 개선됐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제한되면서 구직난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심화형 구인난은 고령화 심화와 지속적인 인력 이탈이 누적되며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됐고 변동형 구인난의 최근 긴장도의 조정은 구인 수요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종별로 상이한 충격이 누적되면서 구인난과 구직난 간 수급 구조 격차가 확대됐다. 만성형 구직난의 경우 구인인원이 구직건수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긴장도가 낮아지는 반면 심화형 구인난에서는 구직건수의 감소로 긴장도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는 향후 유사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구인난과 구직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 과장은 부연했다.
이 과장은 우선 만성형·변동형 구직난 완화를 위해선 경기 대응 중심의 접근보다는 산업 구조와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전 등 청년 구직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신성장 산업 육성, 기업의 규모화 유도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기반을 확충할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또 농어촌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심화형 구인난에 대해서는 인력 공급 기반을 보완하는 정책과 함께 근로환경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충남의 농림어업직과 일부 기능·생산직에서는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인력 유입만으로는 구인난 해소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난 만큼 농업의 기계화·스마트화를 추진하는 한편 근로환경 및 생활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인력 정착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변동형 구인난의 경우 퇴직 후 재고용 등 고령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유형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 채용, 채용조건 완화 등 시장 메커니즘이 일정 부분 작동하면서 긴장도가 제한적으로 완화되는 모습도 함께 관찰된 됐는데 이는 구인난이 구조적 성격을 지니는 문제인 동시에 시장 대응 여지도 일부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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