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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상장 예심 신청 두달만에 승인 이례적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카나프)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두 달 만에 통과한 것은 단순 기술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업 성과를 확보했다는 점을 거래소가 평가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간 유전체 분석 기반 신약개발 기업 카나프는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두 달 만에 승인을 받았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예심 기간이 통상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여겨진다. 바이오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조 변화와 함께 카나프노가 보유한 실질적 사업 성과와 성장 잠재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나프는 올해 8월 기술성 평가에서 A, A 등급을 획득하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받았다. 카나프는 지난 10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두 달 만에 승인을 받았다. 카나프는 내년 초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2019년 2월 설립된 카나프는 인간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약물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양 미세환경(TME)을 표적하는 혁신 기전과 면역 활성 조절 기술을 접목한 면역항암제, 자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를 통해 고형암 분야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카나프는 2023년 시리즈 C 투자까지 누적 약 581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다.
카나프의 사업 모델은 초기부터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뒤 국내 사업개발 역량을 갖춘 제약·바이오 기업과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이어달리기 전략이다. 실제로 카나프는 △유한양행(000100) △동아에스티(170900) △GC녹십자(006280) △롯데바이오로직스 △오스코텍(039200) 등 5개 기업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다수 파이프라인을 국내 기업들과 함께 임상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구조를 통해 기술 사업화 실적과 지속 성장 모델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 점을 거래소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비교적 빠르게 상장 예심을 통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카나프는 2022년 3월 오스코텍과 EP2/EP4 이중저해제 KNP-502의 글로벌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동아에스티와 사이토카인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으며, 선급금 50억원을 포함해 최대 198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설정됐다. 총 계약 규모는 2030억원에 달한다.
2023년 7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ADC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솔루플렉스 링크 기술을 개발했고 올해 7월 2차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추가로 맺었다. 지난해 3월에는 사이러스와 공동개발한 SOS1 저해 기전 항암제 후보물질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GC녹십자와 이중항체 ADC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는 앞서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카나프에 총 9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7%를 확보했다.
이 중 오스코텍에 기술이전한 KNP-502는 최근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이 이뤄졌다. 그는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카나프와 협업을 선택한 배경에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수요와 함께 이중항체와 ADC 분야에서의 기술적 차별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상 단계에서 중국과 유럽 기업들과도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가 있었지만 임상 진입 이후 가치를 키워 더 큰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기업들과 연이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도 플랫폼 기술의 차별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핵심 경쟁력 휴먼 지노믹스 기반 타깃 발굴 역량
카나프의 핵심 경쟁력은 휴먼 지노믹스 기반 타깃 발굴 역량이다. 이 대표는 “2000개 이상의 타깃을 연구·검토한 경험을 바탕으로 면역항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종양미세환경에서 발현되는 FAP 타깃과 다수의 사이토카인을 발굴했다”며 “이 타깃을 이중항체 형태로 설계하면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카나프가 개발한 이중융합 플랫폼(TMEkineTM)은 종양미세환경과 사이토카인 신호를 동시에 공략하는 기술로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접근법이다. FAP과 IL-12를 융합한 단백질을 활용해 여러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종양미세환경에서만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전신 투여 시 독성 문제가 있는 IL-12의 한계를 FAP 표적화와 IL-12 변이체 설계를 통해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휴먼 지노믹스 기반 타깃은 기존 타깃 대비 임상 성공률이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카나프 테라퓨틱스가 선도적인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카나프는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코텍에 기술이전해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EP2/EP4 이중저해제 KNP-502(OCT-598)가 가장 먼저 글로벌 기술이전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중항체 컨셉으로 건식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도 시장성이 워낙 높아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카나프는 현재 글로벌 GLP 독성 시험까지 완료했다.
이 대표는 “카나프는 지난해 매출 42억원, 영업적자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며 "카나프는 마일스톤 유입과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해 2027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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